강경인 우주항공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이 16일 열린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홍아름 기자

우주항공청이 오는 2045년까지 우리 기술로 화성 착륙선을 보내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동시에 스페이스X와 같은 상용 발사·착륙 서비스를 활용해 2030년대부터 화성 환경에서 국내 기술을 조기 실증하는 방안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우주청은 16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우주과학탐사 로드맵과 화성 탐사 전략을 발표했다.

강경인 우주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은 "화성은 태양계 형성과 생명 연구가 가능한 대표 행성"이라며 "지구와 비슷한 자전 주기, 대기·지질 환경, 그리고 대기 소실 과정 등이 지구의 미래를 이해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이 경쟁적으로 화성 임무를 추진하면서 과학외교와 산업경쟁력 측면에서도 선점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우주청의 화성 전략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2045년까지 독자 기술로 화성 착륙선을 보내는 장기 목표다. 다른 하나는 화성으로 갈 수 있는 '발사 창'이 약 2년 주기로 열리는 점을 고려해, 국제협력과 상용 서비스를 활용해 실증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앞당겨 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지구에서 화성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준비된 기술부터 먼저 싣고 가서 검증하겠다는 전략이다.

강 부문장은 누리호의 활용 가능성을 저궤도에 그치지 않고 달, 화성으로 확장하는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고도 300㎞ 기준 약 3.3t 수준의 탑재능력을 갖춘 누리호에 킥스테이지(궤도 수송선)를 결합하면 화성에 40~50㎏을 투입할 수 있다"며 "달 임무의 경우 킥스테이지 설계에 따라 최대 800㎏를 궤도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킥스테이지는 인공위성이나 탐사선과 같은 탑재체를 최종 목표 궤도에 올려놓는 소형 추진 모듈이다.

동시에 강 부문장은 스페이스X의 스타십(Starship)을 예로 들며, 국제협력·상용 서비스를 활용해 화성 표면에서 국내 기술을 먼저 시험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현재 예산 가이드를 만들기 위해 탑재 규모와 비용을 확인하는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주청이 내부 기획에 활용 중이라고 소개한 예시 사양은 약 500㎏급 탑재물이다. 강 부문장은 "이 정도 규모면 국내 산업계·연구계가 여러 탑재체를 묶어 화성 환경에서 선제적으로 검증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실증이 가능할 수 있으며, 구체 예산은 기획 단계"라고 밝혔다.

이 외에 우주청은 독자 화성 착륙선을 위해 열 차폐와 대기 진입, 연착륙 기술과 지구-화성 간 광통신 인프라, 전력 생성·저장, 먼지 폭풍 등 환경 대응 장비, 현지 자원 활용 등의 과제도 제시했다.

이날 우주청은 화성뿐 아니라 저궤도 우주제조(우주공장), 달 착륙선, 태양권 관측과 우주환경, 심우주 광통신, 국제 거대전파망원경 등을 포함한 20년 규모의 우주과학탐사 로드맵도 함께 공개했다.

특히 탐사 임무를 실제 산업 또는 기술 역량으로 연결하는 신규 사업들이 제시됐다. 먼저 우주소형무인제조플랫폼 실증사업은 저궤도에서 제조·공정을 돌리는 데서 끝내지 않고, 궤도 이탈부터 지구 재진입, 회수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를 검증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과학탐사 기반 저궤도 기술 실증 및 데이터 활용 사업도 신규로 추진된다.

또 달 착륙선이나 표면 탐사 같은 본 임무에 앞서, 지속 가능한 탐사를 좌우하는 달-지구 통신 중계 능력을 실증하기 위한 '통신 중계 실증용 달 궤도선 사업'도 추진된다. 태양 활동을 더 이르게 포착하고 우주환경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라그랑주점 L4 관측을 한국이 주도해 추진하는 '한국 주도 L4 태양권 관측탐사선 국제공동 구축 사업'도 제시됐다.

강경인 부문장은 "우주과학탐사 로드맵은 한 번 만들고 끝내지 않고, 5년 주기로 정기 개정하되 필요 시 수시 업데이트하겠다"며 "빠르게 변하는 우주 기술·산업 환경에 맞춰 계획을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