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은 상하기 쉬운 음식이다. 신선한지 아닌지 살필 때 보통 눈과 아가미 상태를 먼저 확인하지만, 이것만으론 정확한 선도를 알기 어렵다.

생선이 상하면 하이포크산틴(HX·hypoxanthine)이라는 물질이 생긴다. 이 물질이 많을수록 더 많이 부패했다고 볼 수 있다. 기존엔 HX 농도를 정확히 알아내려면 생선을 복잡하게 갈아내고, 섞고, 검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번거로웠다.

이에 호주 모나시대 제약 과학 연구소의 니콜라스 뵐커 교수팀은 아주 작은 바늘 모양 센서(Microneedle Array)를 만들었다. 이 센서는 생선에 바늘처럼 살짝 찔러 넣기만 하면 HX 농도를 100초 안에 측정할 수 있다. 생선을 갈아내지 않고도 바로 검사가 가능하고, 현장에서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호주 모나시 대학 니콜라스 뵐커 교수팀은 생선의 신선도를 100초 안에 측정하는 마이크로 니들 패치 센서를 개발했다. /ACS 센서스

연구팀은 미세바늘 16개를 정사각형으로 배치한 미세바늘 배열을 만들고, 여기에 특수 금 나노입자 등을 입혀 센서를 만들었다. 그 위엔 하이포크산틴과 만날 때 반응하는 효소를 덧씌웠다. 센서를 생선에 찔러 넣으면 이 효소가 하이포크산틴과 반응, 농도를 정확히 전기 신호로 알 수 있다.

연구팀은 상온에 최대 48시간까지 그냥 방치해 상하기 시작한 연어 스테이크 조각으로 센서를 시험해 봤다. 센서는 100초 안에 HX 농도를 500ppb 미만 농도까지 감지했다. 기존 상용 검사 키트를 사용했을 때와 결과는 거의 일치했고, 시간은 훨씬 적게 걸렸다.

연구팀은 "이 마이크로니들 센서를 활용하면 앞으로 수산 시장이나 식품 공장 등에서 생선이나 음식의 신선도를 빠르게 검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4일 미국화학회(ACS) 저널 'ACS 센서스'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