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을 즐기는 집고양이의 모습. 오늘날의 집고양이는 레반트 지역에서 들여와 길들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셔터스톡

중국에 집고양이가 처음 온 것은 1300년 전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말 베이징대 생명과학대학 뤄수진 교수팀은 영국·중국·독일·포르투갈 연구자들이 함께 중국 전역 14개 유적에서 출토된 '작은 고양잇과 동물'의 뼈 표본 22개를 분석한 공동 연구를 국제 학술지 '셀 지노믹스(Cell Genomics)'에 발표했다. 이 중 가장 오래된 표본은 약 5000년 전인 신석기 후반 시대 것이었고, 가장 최근 표본은 1300년 전 당나라 중기 시대 것이었다.

연구팀은 이 표본들의 뼈에서 DNA를 추출한 뒤, 중국의 토종 야생 고양이와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집고양이의 DNA와 각각 비교해봤다. 오늘날의 집고양이는 레반트 지역(이스라엘·요르단·레바논·시리아 일대)에서 들여와 길들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분석 결과, 이 집고양이 계통과 같은 뼈 표본은 22개 중 가장 최근 것이었던 서기 730년 당나라 시대 것이 유일했다. 나머지 고양이 뼈 표본은 모두 야생 토종 고양이 계통이었다는 얘기다.

집고양이 계통의 뼈 표본이 발견된 장소는 또한 중국 북서부 산시성, 즉 실크로드의 주요 거점이었다. 연구팀은 "중국엔 5000년 전부터 야생 고양이가 있었지만, 우리가 지금 가정에서 키우는 집고양이는 1300년 전 당나라 시기 실크로드를 통해 처음 들어왔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연구팀은 또한 "당나라 시대 무덤 벽화엔 이미 고양이들이 그려져 있다. 중국에서 발굴된 가장 오래된 집고양이 표본과 시기가 일치한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집고양이는 주로 귀족·상류층이 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당나라 사료 중엔 당 태종의 후궁으로 시작해,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성 황제 자리에 올랐던 측천무후(626~705년)가 신하들에게 고양이를 선물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한다. 이는 중국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집고양이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또한 동아시아에 널리 퍼진 십이지(十二支)에 고양이가 없는 이유도 이를 통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십이지가 중국에서 완성된 것은 한나라 후반 무렵으로, 고양이가 중국에 들어오기 약 400년 전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