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과학 협력의 중심축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학술 정보 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Clarivate)가 지난 25년 동안의 국제 공동 연구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지난 4일(현지 시각) 전했다.
클래리베이트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5년 동안 유럽 국가들과의 연구 협력은 계속 강화해 왔고, 동남아시아·중동·아프리카 같은 신흥 지역으로도 빠르게 영향력을 넓혀왔다. 반면 미국은 세계 최고 과학 국가로서의 위상과 협력 네트워크가 최근 눈에 띄게 약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글로벌 과학의 양대 축이지만, 균형은 점점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기간 주춤했던 중국의 국제 공동 연구는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의 연구 생산력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 10년 사이 발간된 주요 논문 수는 2배 이상 늘었다. 2020년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논문 생산국 자리에 올랐다. 최근엔 인용 수에서도 미국을 앞서기 시작했다.
클래리베이트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 이후 미국의 각종 과학 정책이 후폭풍을 맞고 있다고 봤다. 연구비 삭감, 외국인 학생 유입 제한, 백신·기후 변화 등에 대한 연구 약화로 미국에서 발표되는 연구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중 공동 연구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클래리베이트는 이러한 미·중 협력 감소가 오히려 미국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이 기간 중국과 유럽의 연구 협력은 꾸준히 상승해, 현재는 미국과 유럽 간 협력과 맞먹는 정도로 늘어났다. 세계 과학 협력의 축이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얘기다. 리탕 푸단대 교수는 네이처에 "세계 과학 네트워크가 완전히 재배열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우연이 아닌, 미·중 정치적 관계 변화가 만들어낸 구조적 재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