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본 위성으로 촬영한 이집트 카이로 피라미드 위성 영상./텔레픽스

텔레픽스(TelePIX)가 자사 인공지능(AI) 큐브위성 블루본(BlueBON)을 통해 국내 최초로 궤도상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어 블루본 위성으로 촬영한 영상을 온보드(On-board)에서 자체 처리하는 시스템 검증도 완료했다.

지난 8일 텔레픽스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내장된 자체 개발 위성용 지능형 처리보드 테트라플렉스(TetraPLEX)에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블루본 위성이 약 2시간 전에 촬영한 영상을 우주 궤도상에서 처리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시험 결과, 위성에서 처리된 영상과 지상국에서 처리한 결과가 동일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시험 중 블루본 위성이 촬영하고 온보드에서 직접 처리한 영상에는 이집트 카이로 지역의 피라미드가 또렷하게 포착됐다. 회사 측은 위성에서 직접 데이터를 처리하고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지능형 위성 운영 체계의 핵심 인프라를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성과는 텔레픽스가 자체 설계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술의 실효성을 우주 환경에서 입증한 국내 첫 사례다. 현재까지 스페이스X 등 일부 글로벌 선도 기업만 상용화에 성공한 기술이다. OTV(Over-the-Vacuum) 방식으로도 지칭되는 이 기술은 향후 대규모 군집 위성 체계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번 OTA 기술 검증을 통해 테트라플렉스의 확장 가능성도 확인됐다. 우주 상황 인식, 심우주 탐사용 자율 항행, 궤도상 서비스(OOS·On-Orbit Servicing)용 능동 제어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텔레픽스는 GPU 자원을 본격 활용한 고성능 영상 처리 시험을 이어갈 예정이다. 추가 시험 항목에는 GPU 기반 다양한 영상 처리 시험을 포함해 정밀 자세 제어를 통한 영상 대조 기법 기반 심우주 탐사 자율 항행 알고리즘 검증, 우주 상황 인식 알고리즘 개발 등 다양한 차세대 위성 임무들의 궤도상 시험이 포함될 계획이다.

한주승 텔레픽스 미션시스템부 전자연구팀 책임연구원은 "이번 시험은 단순한 기능 검증을 넘어 위성이 스스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판단하는 '완전한 지능형 위성 시대'로 가기 위한 중요한 분기점"이라며 "GPU 컴퓨팅 자원 활용으로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AI가 작동하는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