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리진의 로켓 '뉴 글렌'이 13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UPI 연합뉴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의 대형 로켓 '뉴 글렌(New Glenn)'이 1단 부스터 회수에 성공하며 재사용 로켓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장기간 독주해 온 분야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경쟁 구도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다.

블루 오리진의 생중계에 따르면, 뉴 글렌 로켓은 13일(현지 시각) 오후 3시 55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됐다. 높이 약 98m 규모의 뉴 글렌은 미국의 첫 우주비행사 존 글렌의 이름을 따온 것으로, 블루 오리진이 차세대 발사체 전략의 핵심으로 개발해온 모델이다.

발사 후 약 9분 뒤에는 재사용을 위한 1단계 로켓 부스터가 해안에서 약 600㎞ 떨어진 해상 플랫폼에 수직으로 착륙했다. 블루오리진은 이 장면을 생중계했고, 직원들의 환호 속에 제프 베이조스도 발사 통제실에서 성공적인 회수 순간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루오리진은 지난 1월 첫 시험비행 당시 궤도 진입에는 성공했지만 부스터 회수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비행으로 재사용 기술의 신뢰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어 발사 약 20분 뒤, 로켓 상단에서 이번 임무의 주요 목표인 쌍둥이 무인 탐사선 '에스커페이드(ESCAPADE)' 두 대가 우주로 발사됐다. NASA는 이 우주선을 활용해 태양풍이 화성의 자기 환경과 어떤 상호작용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화성 대기의 손실을 어떻게 가속하는지를 연구할 계획이다. 블루오리진의 로켓이 NASA 임무에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스커페이드 우주선은 앞으로 약 1년간 지구에서 약 150만㎞ 떨어진 근접 궤도를 돌며 대기한 뒤, 내년 가을 지구와 화성의 궤도 정렬이 최적화되는 시점에 화성으로 향하는 비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2027년 화성 궤도에 도착해 2028년부터 본격적인 관측 임무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