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 광둥성에서 열린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에서 한 바이어가 중국 로봇 개 사진을 찍고 있다./연합뉴스

중국이 '천인계획(千人計劃)'을 앞세워 국내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원들에게까지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해외 우수 연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인재 유치 프로그램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6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및 산하 출연연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초 수백 명의 출연연 연구자들이 천인계획 관련 이메일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NST와 출연연은 국가정보원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1월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226건 ▲한국재료연구원 188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127건 ▲국가독성과학연구소 114건 등 총 655건의 중국발 이메일이 확인됐다.

다만 출연연마다 이메일 시스템이 달라 일부 기관만 조사가 이뤄졌고, 개인정보 이슈 등으로 정확한 수집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실제 발송 규모는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관련 이메일은 '중국의 뛰어난 과학자 펀드 지원 초청' 등의 제목을 달았으며, '1000fb.com' '1000help.tech' 등 천인계획을 연상시키는 도메인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스팸 차단 시스템에 걸렸지만 일부 연구자들은 이를 그대로 수신했으며, 실제로 열람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출연연이 문제 도메인을 차단하자, 발신처나 이름을 바꿔 개별 연구자에게 접근하는 방식도 등장했다고 한다.

최 의원은 국정원 분석을 인용해 "천인계획은 단순한 인재 영입이 아니라, 중국이 해외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국가사업"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 의원이 NS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0회 이상 중국을 방문한 출연연 연구자는 27명, 이 가운데 2명은 15회 이상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계는 중국이 연구자들의 현지 방문을 반복적으로 유도해 접점을 늘리고 신뢰 관계를 쌓는 방식으로 포섭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