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배터리 충전이나 교체 없이도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 센서와 로봇을 구동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주혁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 연구진은 흔히 쓰는 플라스틱(PVC)을 이용해 직류(DC) 전기를 바로 생산하는 나노 발전기를 구현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0월 29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기존의 마찰전기 나노발전기는 사람의 움직임이나 진동처럼 작은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로 바꿀 수 있었지만, 교류(AC) 형태로만 전기를 만들기 때문에 전자 회로의 일종인 '정류 회로'를 통해 직류(DC)로 바꿔야 했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가 손실되고, 구조가 복잡해 대량 생산이나 산업 적용이 쉽지 않았다.
연구진은 값싸고 흔한 PVC에 '가소제(유연성을 높이는 첨가제)'를 섞어 별도의 회로 없이도 직류 전기를 직접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발전기는 '이온성 직류 마찰전기 나노발전기(iDC-TENG)'로 불린다.
이 장치는 움직임이 달라져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마찰이 일어날 때 전극 표면에 이온이 모여 내부 전기장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연구진은 전극의 재질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달라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실험 결과, 이 소자는 높은 전력 밀도(수십~수백 ㎽/㎡)를 안정적으로 만들어냈고, 발광다이오드(LED) 250개를 켜거나 센서를 작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주혁 교수는 "값싼 플라스틱으로 직류 전기를 직접 생산한 것은 세계 최초"라며 "이 기술은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IoT) 센서, 물류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배터리 교체 없이 오래 작동하는 시스템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류 창고나 운송 로봇, 위치 추적 센서 등에 적용하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자립형 스마트 물류 인프라 구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5),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5-64582-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