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가 '과학을 위한 AI, 연구산업의 도전' 주제로 기조 강연하고 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일을 돕는 도구를 넘어, 과학의 본질을 바꾸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28일 서울 코엑스 마곡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연구산업컨벤션(IRIC) 2025에서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는 '과학을 위한 AI: 연구산업의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며 "AI가 단순한 자동화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딥마인드·앤트로픽 등 글로벌 기업들이 과학 연구용 AI 모델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며 "AI가 AI를 개선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흐름은 결국 '지능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상기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와 KAIST에서 AI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와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에서 근무했으며, 국내 최초의 엑셀러레이터(창업 기획사)라고 할 수 있는 벤처포트를 설립했다. 2011년부터 기술 컨설팅 기업인 테크프론티어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특히 "AI가 실험 장비를 직접 구동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결과를 해석하는 완전 자동화된 연구실이 등장하고 있다"며 "인간과 AI가 협력하는 '공동 과학자'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AI인 알파폴드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핵융합 제어과 신소재 탐색, 기후 예측 등에도 AI가 활용되는 사례를 언급하며 "AI는 더 이상 연구 보조가 아니라 과학적 발견의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AI의 등장이 연구산업에도 근본적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산업은 연구개발(R&D) 전 과정에서 R&D 활동을 지원해 연구·사업화 성과 및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R&D 연동산업을 말한다. 시험 분석과 설계, 해석 등 R&D 서비스, 연구 장비 산업 등으로 구성된다.

한 대표는 "연구 장비는 데이터를 측정하거나 시료를 생산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실험을 설계하고 수정하며 최적화하는 자율 연구 파트너로 진화한다"며 "AI가 AI를 개선하고, 실험을 설계하며, 결과를 해석하는 단계까지 오면 연구의 속도와 범위는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수준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학을 위한 AI를 위해서는 고품질 데이터세트, 오픈소스 연구 생태계, 그리고 AI 연구자와 과학자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축사에서 "AI와 연구산업의 결합은 인력감소 시대에 대응하는 효율적인 해법"이라며 "정부도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예산을 통해 연구 생태계 혁신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제연구산업컨벤션 2025 행사는 '연구산업 AI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AI가 활용된 연구산업 각 분야를 체험·경험할 수 있는 제품·서비스 전시와 함께 국제콘퍼런스, 신기술 워크숍, 비즈니스·기술이전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