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태양 'KSTAR' 모습./뉴스1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핵융합연)은 미래 핵융합로 운전에 필요한 플라스마 운전 기술 확보를 목표로 2025년도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실험을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플라스마는 태양처럼 초고온, 초고압 상태에서 물질이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상태가 된 것을 말한다.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내는 원리를 모방한다. 태양에서는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들이 플라스마 상태에서 융합하면서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뀐다. 이 과정에서 감소되는 질량만큼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한다.

핵융합 에너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초고온의 플라스마를 안정적으로 장시간 유지할 수 있는 운전 기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KSTAR는 고성능 플라스마 장시간 운전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거둬 왔으며, 최근에는 미래 핵융합로 운전을 대비한 실험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23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미래 핵융합로의 내벽 재료로 사용될 텅스텐 소재의 디버터로 교체한 뒤, 텅스텐 환경에서 플라스마 운전 역량을 강화하는 연구를 지속해 오고 있다. 디버터는 열이 진공용기에 닿기 전에 빼내고 남은 불순물을 제거하는 장치다.

지난 실험에서는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고 기존의 고성능 플라스마 운전 성과를 재현하는 데 주력해 왔으나, 올해 실험부터는 이를 기반으로 텅스텐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플라스마를 운전할 수 있는 고성능 플라스마 운전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텅스텐은 고온에 매우 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발생한 불순물이 플라스마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단점도 있다. 이 때문에 텅스텐 불순물 제어는 국제 핵융합 연구계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STAR는 가열과 연료 주입 등 다양한 제어 방식을 여러 운전 조건에서 적용해, 불순물 거동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효과적인 억제 방안을 심도 있게 연구할 계획이다.

또 미래 핵융합로 운전에 요구되는 높은 압력과 지속적인 전류, 안정성을 모두 갖춘 플라스마를 구현하기 위해, 가열, 전류 구동, 자기장 제어 등 주요 운전 요소 간의 상호 작용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활용한 실시간 제어 기술을 적용해 플라스마의 변화를 신속하게 감지하고 대응하는 방안을 검증하며, 향후 핵융합로 운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속이온 등 물리 현상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도 병행된다.

오영국 원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를 앞당기려는 노력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KSTAR도 미래 핵융합로 운전에 직접 활용될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번 실험에서도 국제 공동 연구와 AI 등 최신 기술의 적용을 통해 핵융합 에너지 실현을 위한 역량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KSTAR 플라스마 실험은 12월까지 진행되며, 약 한 달간 장치 정비 기간을 거친 뒤 내년 2월부터 바로 2026년도 플라스마 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장치 운영을 중단하지 않고 두 해의 실험을 연속으로 수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2023년 텅스텐 디버터 설치에 이어 KSTAR의 내벽 전면을 텅스텐 타일로 교체하는 작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