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과도한 규제로 부산 기장군 고리 원자력발전소 2호기 재가동에 대한 결정을 지체하고 있다고 한국원자력학회가 24일 비판했다.
지난 9월 25일 제222회 회의에 이어 원안위는 전날 열린 제223회 회의에서도 고리 2호기의 계속운전 허가 건을 보류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22년 4월 계속운전을 신청한 지 3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또 불발된 것이다. 고리 2호기는 2023년 4월 설계수명이 만료됐다.
학회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고리 2호기는 2년 7개월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엄격한 안전성 심사를 거쳤다"며 "그 결과 심사 내용이 타당하고 계속운전 기간 동안 안전성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보류 사유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에 운영허가 당시와의 변화 여부를 참고자료로 추가 제시하라는 것으로, 이는 원전의 안전성 자체와는 무관한 서류 형식상의 문제에 불과하다"고 했다.
한수원은 앞서 최신 환경 현황을 반영한 평가를 실시, 개인 최대 피폭선량이 모든 기준을 만족함을 KINS 심사를 통해 확인 받았다. 학회는 "3년 넘는 심사 끝에 안전성이 검증된 원전을 형식적 자료 보완 요구로 거듭 지연시키는 것은, 과도한 규제로 인한 불필요한 시간 낭비"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리 2호기가 가동을 멈춘 2년 6개월 동안 685MW급 원전이 생산했어야 할 전력을 대체하기 위한 비용이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에 따르면 계속운전 10년을 허가 받아도, 계속운전 허가 시점이 아닌 설계수명 만료 시점부터 적용돼 고리 2호기는 실제로 약 7년만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계속운전 허가 이후에도 설비개선 운영변경허가 절차와 관련 공사가 진행되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가동 기간은 더 줄어들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학회는 고리 2호기 심사에서 제기된 쟁점들이 다른 원전 심사에서 반복될 경우, 원전 1기당 2~3년 소요되는 심사가 중복되며 국가 전력 수급에 또 차질이 빚어질 것도 우려했다. 현재 고리 3·4호기는 이미 가동 중지 상태이며, 2030년까지 원전 7기의 설계수명이 추가로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