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융합연구단 강지윤 박사 연구진과 고려대 최낙원·봉기완 교수 연구진이 하이드로젤(수분을 머금은 젤) 재료를 얼린 뒤 빛을 쬐어 굳히는 방식으로 약 400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한 구멍을 지닌 3차원 그물 구조를 구현했다. 그림은 해당 제작 과정을 요약한 것으로, 연구진은 이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생체액에서 세포외 소포체를 효율적으로 분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융합연구단 강지윤 박사 연구진과 고려대 최낙원·봉기완 교수 연구진이 별도의 전처리 과정 없이 혈액이나 소변 등 다양한 생체액에서 세포외 소포체(EV, extracellular vesicle)를 손쉽게 분리할 수 있는 새로운 하이드로젤 기술을 함께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세포외 소포체는 세포가 내보내는 미세 입자로, 암이나 치매 같은 질병의 조기 진단과 치료 연구에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분리하려면 초원심분리기 등 고가의 장비와 복잡한 전처리 과정이 필요해, 실제 연구나 산업 현장에서 쓰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드로젤(수분을 머금은 젤) 재료를 얼린 뒤 빛을 쬐어 굳히는 방식으로 약 400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한 구멍을 가진 그물 형태의 3차원 구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구조 덕분에 세포외 소포체만 선택적으로 걸러내고, 불필요한 성분은 통과시킬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고가 장비 없이도 혈액, 소변, 침, 우유, 세포 배양액, 위암 환자의 복수(腹水) 등 다양한 생체액에서 세포외 소포체를 빠르고 간편하게 분리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암, 신경퇴행성 질환, 대사 질환 등 여러 질병의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기존 분리 기술의 복잡한 절차와 낮은 효율 문제를 한 번에 해결했다"며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고효율 세포외 소포체 분리 기술로 정밀의료와 신약 개발, 체외진단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와 봉 교수도 "복잡한 장비나 숙련된 기술 없이도 고순도의 세포외 소포체를 얻을 수 있는 간단한 공정을 제시했다"며 "다양한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실용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지난달 24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Nat. Nanotechnol.(2025), DOI: https://doi.org/10.1038/s41565-025-02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