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과의 박현선 통합과정생, 권인찬 교수./GIST

권인찬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진이 사탕수수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당밀(molasses)'을 효소 반응만으로 고부가가치 물질인 'D-만니톨(D-mannitol)'로 전환하는 친환경 바이오 전환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진은 사탕수수나 사탕무를 가공할 때 생성되는 당밀에 주목했다. 당밀은 설탕 외에도 포도당, 과당, 무기물 등이 섞인 점성 높은 부산물이다. 대부분 가축 사료나 저가의 에탄올 원료로만 이용돼 고부가가치 활용은 이뤄지지 못했다.

연구진은 화학 처리 없이 효소 반응만으로 당밀을 D-만니톨로 전환하는 3단계 효소 반응 시스템을 새롭게 설계했다. D-만니톨은 천연 당알코올의 일종으로, 식품과 의약,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감미료나 안정제, 치료제 등으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물질이다.

개발한 시스템에서는 세 가지 효소가 자연의 촉매 역할을 하며 단계적으로 작용해 자당에서 포도당과 과당, D-만니톨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을 유도한다. 또 연구진은 외부에서 추가적인 보조인자를 공급할 필요가 없는 자급형 시스템을 구현했다.

연구진은 두 가지 방식의 효소 반응 시스템을 구축해 성능을 비교했다. 먼저 각 효소가 가장 잘 작동하는 조건을 단계별로 적용한 2단계 공정에서는 약 92%의 D-만니톨 전환 효율을 보였다. 모든 효소를 한 번에 섞어 반응시키는 공정에서는 효율이 95%까지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포도당이 산화되며 생성되는 D-글루코노락톤이 또 다른 부가가치 화합물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권인찬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폐기되던 산업 부산물로부터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얻을 수 있는 업사이클링 기술로, 환경친화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며 "향후 식품과 의약,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바이오생산 공정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산업용 작물 및 제품(Industrial Crops and Products)' 온라인판에 지난 9월 30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Industrial Crops and Products(2025), DOI: https://doi.org/10.1016/j.indcrop.2025.12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