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품연구원(식품연)은 인공지능(AI)과 초분광 영상 기술을 결합해 생선의 냉동·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 변화를 손상 없이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생선을 냉동 보관했다가 해동하는 과정에서 단백질 변형과 수분 손실, 조직감 저하 등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특히 실온 해동, 흐르는 물 해동 등 해동 방법에 따라 품질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식품연 연구진은 대표적인 산업적 해동 방식인 실온 해동과 흐르는 물에서의 해동을 비교했다. 영하 20도에서 급속 동결한 고등어를 두 가지 방식으로 해동한 뒤, 저장 기간 동안 성분이나 미생물, 조직감, 색상 변화 등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때 연구진은 고등어 표면에서 반사되는 빛의 파장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근적외선 초분광 영상'을 활용했다. 일반 카메라보다 훨씬 넓은 파장 범위의 빛을 분석해, 눈으로 볼 수 없는 미세한 화학적 차이까지 파악할 수 있다.
근적외선 초분광 영상을 AI 분석 모델에 적용한 결과, 두 해동 방식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해동 후 1~3일 차에는 약 95% 이상의 정확도로 실온 해동과 흐르는 물 해동을 구분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대규모 유통과 가공 현장에 도입되면, 자동화된 품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고, 검사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슬기 식품연 스마트제조연구단 연구원은 "초분광 영상과 AI 분석 기술은 냉동 수산물을 포함한 수산식품 품질 관리 및 실시간 분석, 품질 및 아종 분류 등 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이라며 "해동 과정뿐만 아니라 다른 품질 변화 분석도 실시간으로 비파괴적 분석이 가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