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존 클라크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 미셸 드보레 미국 예일대 교수, 존 마티니스 미국 산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산타바버라) 교수./UC Berkeley; Yale University; Qolab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손에 들 수 있는 작은 전기회로에서도 양자 현상을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한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과학계가 작년 물리학상이 인공지능(AI)에 주어졌다는 점에서 올해 수상자가 양자역학 분야에서 나온다고 예측한 게 들어맞았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 시각)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클라크(John Clarke·83)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 미셸 드보레(Michel Devoret·72) 예일대 교수, 존 마티니스(John Martinis·67) 산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산타바버라)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난 존 클라크 교수는 케임브리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마티니스 교수는 미국에서 태어나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드보레 교수는 파리-쉬드대(현 파리-사클레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UC버클리에서 올해 노벨상을 수상한 실험을 할 당시, 클라크 교수가 지도교수였고 마티니스 교수는 박사과정 학생, 드보레 교수는 프랑스에서 온 박사후연구원이었다.

이들은 초전도체로 만든 전자회로에 절연막으로 분리된 '조셉슨 접합' 구조를 설계해 실험을 진행했다. 초전도체는 특정 온도에서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물질이다. 초전도체를 통과하는 전하 입자는 마치 회로 전체를 채운 '단일 입자'처럼 행동하고, 전류를 막는 절연막 장벽을 뚫고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양자 터널링 현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회로가 특정한 양의 에너지만 흡수·방출하는 에너지 양자화도 관측했다.

양자 터널링은 전자나 원자핵 같은 입자가 고전역학에서는 넘을 수 없는 에너지 장벽을 확률적으로 통과하는 양자역학적 현상이다. 입자가 파동의 성질을 띠기 때문에 가능한 이 현상은 별의 핵융합, 플래시 메모리의 작동 원리, 주사터널링현미경(STM) 등 다양한 자연현상과 첨단 기술에서 나타난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의 연구는 미래 양자기술의 초석"이라며 "양자 컴퓨터·양자 암호·양자 센서 같은 차세대 기술로 이어질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상금 1100만 스웨덴크로나(약 16억5500만원)를 나눠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