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0월 수상자로 한보형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상은 최근 3년간 독창적인 연구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를 매달 한 명씩 뽑아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원을 수여한다.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은 '2025년 인공지능(AI) 주간(9월 30일~10월 2일)'을 맞아, 컴퓨터 비전 분야 AI 전문가인 한보형 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한 교수는 추가 학습 없이도 무한히 긴 영상을 생성할 수 있는 새로운 AI 추론 알고리즘을 개발해 국내 AI 기술의 세계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상 생성은 텍스트나 이미지 생성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기존 확산(diffusion) 모델은 무작위 노이즈에서 시작해 점차 이미지를 복원하는 방식으로 영상을 만들어내지만, 영상 길이가 길어질수록 메모리 사용량이 폭증하는 한계가 있었다.
한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포 디퓨전(FIFO-Diffusion)'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핵심은 프레임을 컨베이어 벨트처럼 순차적으로 배치해, 앞에서부터 차례로 영상을 만들어내는 '대각선 디노이징(diagonal denoising)' 기법이다. 이 방식 덕분에 영상 길이가 아무리 늘어나도 메모리 사용량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여기에 영상을 작은 구간으로 나눠 안정성을 높이는 '잠재 구간 분할(Latent Partitioning)'과, 앞쪽의 깨끗한 프레임을 활용해 품질을 개선하는 '미래 참조 디노이징(Lookahead Denoising)' 기법을 더해 긴 영상에서도 화질과 시간적 일관성을 확보했다.
이번 성과는 지난해 12월 세계적 학회인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에서 발표됐으며, 연구팀이 공개한 소스코드는 현재 깃허브(GitHub)에서 450개 이상 '별(star)'을 받으며 전 세계 연구자와 개발자들에게 활용되고 있다.
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영상 생성 모델의 고정 길이·메모리 한계를 새로운 추론 알고리즘으로 해결한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영화, 게임, 광고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