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진 한국전기연구원(KERI) 청각인지뇌기능진단연구팀 책임연구원 연구진이 일상에서 간편하게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경도인지장애를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발화 및 뇌파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나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지만, 일상생활은 유지 가능한 치매의 전 단계다. 경도인지장애 고위험군 대상자를 지역사회에서 조기에 선별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으면, 초고령 사회 진입에 따른 치매 인구 및 유병률을 낮출 수 있어 국가 재정 부담의 경감뿐만 아니라 개인적·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에 연구진은 간단하게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발화를 유도하는 문제에 응답하는 것만으로 경도인지장애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검사 대상자는 이어폰 형태의 간편한 넥밴드형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모니터를 이용해 음성과 화면 기반의 5종 발화/뇌파 수집 과업을 수행한다. 그림 설명이나 일상 질의응답, 절차 설명하기 등이다.
기기로 수집된 발화와 뇌파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멀티모달 AI 기술이 경도인지장애 고위험군을 판별한다. 해당 AI는 한국 노년층의 음성과 텍스트 데이터 학습을 통해 전기연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공동 개발한 기술이다.
노년층 90명 대상으로 기술 실증을 진행한 결과, 환자를 양성으로 판정하는 비율인 '민감도'는 72%, 병이 없는 사람을 음성으로 판정하는 비율 '특이도'는 90.8%를 기록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종합적인 경도인지장애 선별 정확도는 85%였다.
박영진 책임연구원은 "65세 이상 정상인의 연간 치매 진행률은 1~2%에 불과하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경우 매년 10~15%가 치매로 발전, 6년간 추적 시 무려 80%까지 치매로 진행된다"라며 "곧 발표될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는 첨단 과학기술을 적용한 경도인지장애 고위험군 선별 및 적극 치료 추진 등 치매 유병률을 낮추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기술 지원과 계획 마련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해당 기술에 대해 국내외 특허 출원을 마쳤으며, 향후 지역사회 복지관 및 치매안심센터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진단 대상 확대와 AI 데이터 축적 및 기술 고도화, 지자체 연계 치료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