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연 성균관대 자기공명영상 교수./성균관대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뇌 활동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직접 관찰했다고 발표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으나, 해당 기술이 2년 넘게 재현되지 못하고 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논문을 자진 철회했다. 정부가 매년 선정하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제도에서도 도입 20년 만에 첫 취소 사례가 나왔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가 박장연 성균관대 교수의 관련 논문을 철회하면서 2023년 이 성과를 토대로 선정된 '100선' 지정도 취소 절차에 들어갔다.

연구진은 전극 없이 기존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만으로 밀리초(㎳, 1000분의 1초) 단위 시간과 세포층 단위 공간에서 신경 신호를 포착하는 '다이애나(DIANA)' 기술을 제시했다. 생쥐 실험에서는 체성 감각 피질로 신호가 이동하는 과정을 0.005초 단위로 관찰했으며, 기존 기술보다 약 8배 빠른 속도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뇌 질환 이해와 인지 기능 연구에 큰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구글 스칼라에 따르면 해당 논문은 108회 인용됐으며, 2023년 과기정통부가 선정하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도 포함됐다.

해당 연구는 박장연 교수와 곽지현·이종호 서울대 교수 등 공동연구진이 2022년 8월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전극 없이 기존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만으로 밀리초(㎳, 1000분의 1초) 단위 시간과 세포층 단위 공간에서 신경 신호를 포착하는 '다이애나(DIANA)' 기술을 제시했다. 생쥐 실험에서는 체성 감각 피질로 신호가 이동하는 과정을 0.005초 단위로 관찰했으며, 기존 기술보다 약 8배 빠른 속도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뇌 질환 이해와 인지 기능 연구에 큰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구글 스칼라에 따르면 해당 논문은 108회 인용됐으며, 2023년 과기정통부가 선정하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도 포함됐다.

하지만 2023년 5월 김성기 성균관대 석좌교수가 사전 공개 논문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에 다이애나 결과를 재현할 수 없다는 연구를 발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같은 해 8월 사이언스는 "논문에 제시된 방법으로는 결과 재현이 어렵다"며 우려를 표했다. MRI 데이터 선별 방식에 의문이 제기됐고, 여러 연구진이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했지만 비슷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후 연구진은 사이언스의 요청으로 추가 검증에 나섰으나, 기존 주장과 맞지 않는 신호 패턴이 발견됐다. 뇌 신경 활동처럼 보였던 신호가 MRI 장비에서 발생하는 '잡음'일 가능성이 확인됐다. 결국 연구진은 핵심 결론의 결함을 인정하고 논문 철회를 선택했다.

박 교수는 서면에서 "새로 발견된 신호와 재현 실험 결과를 정리해 바이오아카이브에 지난 4일 게재했다"며 "향후 학술지 재투고를 위해 내용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논문 발표 과정에서 데이터 조작 등 연구부정행위 여부를 성균관대 연구윤리위원회가 검증하는 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필요 시 전문관리기관의 제재처분평가단 심의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우수성과 100선은 선정 후에도 외부 이의 제기 시 위원회 심의를 거쳐 취소할 수 있다"며 "2023년 선정은 산·학·연 전문가 100명 평가와 대국민 공개검증 절차를 거쳐 이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