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위닉코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바이오나노융합기술작업반(BNCT) 사무국장./인천=홍아름 기자

"기술 혁신은 사회와 함께, 사회를 위해 이뤄져야 합니다. 이것이 '책임있는 혁신'의 핵심입니다"

데이비드 위닉코프(David Winickof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바이오나노융합기술작업반(BNCT) 사무국장은 지난 25일 인천에서 열린 '한국생물공학회-아시아생물공학연합체 공동학술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OECD에서 합성생물학, 신경기술 등 신흥기술 분야에서 정책과 윤리적 논의를 주도하는 인물이다.

위닉코프 사무국장은 "기술은 단순히 이익을 창출하는 수단을 넘어 기후변화 같은 인류 공동 과제 해결에 기여해야 한다"며 "기술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어떤 위험을 초래할지 윤리적 고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윤리는 고정된 규범이 아니라 빠른 기술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맥락에서 OECD가 특히 주목하는 분야가 바로 합성생물학이다. 합성생물학은 생명체의 유전자를 설계하고 재구성해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도록 만드는 분야다. 하지만 동시에 안전성과 생물 안보, 윤리성 등 새로운 과제를 동반하고 있어 국제적 규범과 협력이 요구된다. OECD는 내년까지 합성생물학의 책임 있는 혁신 권고문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같은 논의를 구체화하기 위해 이날 한국-OECD 합성생물학 워크숍이 열렸다. 행사에는 OECD BNCT 사무국과 영국·스웨덴·호주 등 정부와 유관기관 관계자, 국내 산학연 전문가 등 8국에서 800여 명이 참석했다. 26일부터는 권고문 초안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OECD는 앞서 회원국들과 두세 차례 사전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권고문에는 병원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바이오 보안, AI(인공지능) 융합 시대에 필요한 합성생물학 역량 개발과 인재 교류, 데이터·바이오파운드리 인프라에 대한 국제적 접근성과 형평성 제고, 연구 과정에서의 바이오 안전성, 합성생물학을 기후변화, 식량, 보건 등 사회적 난제 해결에 기여하도록 이끄는 책임있는 혁신 등이 담길 예정이다. 바이오파운드리는 AI와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합성생물학 연구 과정을 고속화·자동화하는 연구 시설이다.

이번 워크숍과 초안 작업이 한국에서 열린 데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위닉코프 사무국장은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합성생물학 육성법을 제정하며 생명공학 분야에서 책임있는 혁신을 실제 법률로 구현한 한국이 논의의 최전선에 서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OECD는 이번 회의에서 권고문 초안을 마련하고 각국 의견을 수렴해 올 12월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구체화할 예정이다. 최종 권고문은 2026년 봄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