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은 24일 경기 일산 건설연 본원에서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재난·재해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연구를 통해 재난·재해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박선규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 원장은 24일 경기 고양시 본원에서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땅 꺼짐 예방 체계와 도시 침수 안전 전략'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최창호 건설연 선임연구위원은 "국민의 97%가 과학기술 연구개발(R&D)이 재난안전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재난과 재해 원인을 분석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찾을 전담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건설연은 지난 6월 '재난·건설재해 안전 프로젝트팀'을 출범시켰다. 최근 2년간 재난재해 관련 구글 검색 데이터를 살펴, 검색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키워드 13개 중 땅 꺼짐(싱크홀), 도시 침수, 대형화재, 건설사고를 4대 우선 분야로 선정했다. 44명의 박사급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진은 주요 사고의 원인과 기술적 공백을 파악하고, 인명·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정책과 기술을 제안할 예정이다.

땅 꺼짐 사고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957건이 발생했다. 강재모 건설연 지반연구본부 연구원은 "땅 꺼짐 사고는 발생 건수는 적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사망자까지 나오는 위험한 사고"라며 "최근 10년간 평균 220건 정도로 발생하며, 해마다 20%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강 연구원에 따르면 땅 꺼짐 사고는 주로 지하 시설의 노후화와 대형 지하개발공사로 인해 발생한다. 하지만 시설마다 관리 주체와 관련 법규가 달라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 건설연은 이러한 사각지대를 기술로 메꾸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24일 강재모 건설연 지반연구본부 연구원은 지하 시설 정보를 바탕으로 땅꺼짐을 예측하는 지도 서비스에 대해 발표했다./한국과학기자협회

대표적인 사례가 디지털 지하 정보를 기반으로 땅 꺼짐을 예측하는 지도다. 공간상에 상수와 하수, 열, 전력, 가스 관련 시설의 노후화 정도와 밀집도를 데이터베이스화한 뒤, 인공지능(AI) 모델로 지역별 위험도를 예측한다.

강 연구원은 "현재 지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지하 시설 정보를 바탕으로 땅 꺼짐 위험을 예측하는 지도를 만들었고, 앞으로 집중 호우와 같은 기후 변화 정보를 반영해 실시간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휴대전화 전파를 감지해 매몰자를 구조하거나, AI(인공지능) 시뮬레이션(모의실험)으로 공사 붕괴 위험을 예측하는 기술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준 수자원하천연구본부 수석연구원은 도시 침수에 대해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2020년대 들어 극한 호우가 연간 22.3회 발생했는데, 1970년대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이라며 "기후변화 영향과 강우량 증가, 치수능력 초과로 인해 앞으로 도시 침수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건설연은 2010년부터 홍수예보시스템 구축과 개선, 도심지 홍수예방 연구, AI 기반 홍수예보체계 등을 개발해 왔다고 밝혔다. 2026년까지는 도시침수예측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실제 환경을 가상에 구현한 '디지털 트윈'도 접목해 국민이 직관적으로 위험도를 알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박 원장은 "재난·재해 R&D 예산은 수억원에 불과하지만,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사회적 손실은 수조원 규모에 달한다"며 "임기 내 최소 50명 이상의 인명 피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연구 평가 기준도 국민 체감도를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장의 임기는 지난해 11월부터 3년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