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와 기상청은 우리나라 기후위기 현황과 영향, 적응 방안을 종합적으로 담은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를 공동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보고서는 온난화가 심화되면서 폭염, 집중호우, 초강력 태풍 등 기상재해가 더욱 강하고 잦아지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증가, 수산업 생산성 저하, 생태계 변화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영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는 2010년, 2014년, 2020년에 이어 네 번째로 발간되는 것으로, 한반도의 기후위기 연구 동향과 전망을 정리해 정부와 국민에게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기상청·환경부 소속 전문가 총 112명이 참여했으며, 2020~2024년 발표된 국내외 논문과 보고서 2000여 편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의 온난화는 점차 심화되고 있으며,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가 늘고 있다. 2024년 국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안면도 430.7ppm, 고산 429.0ppm, 울릉도 428.0ppm으로 전 지구 평균보다 5~8ppm 높았다.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2023년 섭씨 13.7도, 2024년 14.5도로 역대 1, 2위를 기록했으며, 최근 7년간 온난화 추세가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 발생 빈도와 강도도 증가하고 있다. 인위적 요인으로 인해 폭염 발생 확률이 사례에 따라 4배 이상 높아질 수 있으며, 태풍의 극한강수 영역은 16~37%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초강력 태풍이 유지될 수 있는 고수온 발생 확률도 최소 5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 21세기 말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온실가스 감축 수준에 따라 섭씨 2.3도에서 최대 7.0도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 연평균 8.8일 발생하는 폭염은 최대 79.5일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 영향도 심각하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2020~2023년 평균 1,709명에서 2024년에는 두 배로 증가했다. 2050년대 고령자의 고온 관련 초과사망률은 중간 시나리오에서 4.36%, 다소 높은 시나리오에서는 5.5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산업 피해도 계속되고 있으며, 주요 양식 해역의 수온은 2100년까지 약 4~5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육상 생태계에서는 조류 개체수 변화와 계절 불일치가 나타나 생물 다양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림관리 측면에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회복성 있는 산림경영을 병행하면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20% 이상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보고서는 물관리, 생태계, 농수산, 건강, 산업 등 사회 전 분야의 기후위기 영향을 과학적 근거와 함께 제시해, 올해 하반기 수립 예정인 '제4차 국가 기후위기 대응(적응)대책(2026~2030)'과 각급 정책 수립에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2027년부터 발간되는 IPCC 제7차 평가보고서에도 반영돼 동북아시아 기후위기 분석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세창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폭염과 홍수 등 이상기후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기후 취약계층 보호가 중요하다"며 "사회 전 부문의 기후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해 제4차 국가 기후위기 대응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희 기상청 차장은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기후재난 양상이 복잡해졌다"며 "정교한 감시·예측을 통해 기후위기 적응 정책 수립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고, 우리나라 기후과학 연구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