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회 서울대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로봇 스스로 테이블 위 물체들을 식별하고 효율적으로 정돈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서 AI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AI 기반 테이블 정돈 기술은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실제로 쓰이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 로봇이 사전에 목표로 주어진 이미지에 맞춰 물건을 배치하는 데 중점을 두다 보니, 공간과 상황에 따라 물건을 정리하는 능력을 학습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AI가 '깔끔하다'라는 개념을 학습할 수 있다면, 스스로 알아서 정돈하는 AI 기술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먼저 로봇에게 이미지만 본 후 해당 장면의 정돈 정도를 점수화하는 모델 '정리정돈 점수 판별기'를 학습시켰다. 카페 테이블이나 사무실 책상, 식탁, 욕실 공간 등 4곳의 환경과 170종 물체를 활용해 구축한 22만 4225장의 데이터로 점수 판별기를 학습하도록 했다.
이어 연구진은 오프라인 강화 학습과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을 결합해 다양한 정리정돈 전략을 탐색하고 실행하도록 했다. 오프라인 강화 학습은 저장된 데이터만으로 학습하는 방식이며,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은 체스나 바둑에서 가능한 수를 시뮬레이션해 가장 좋은 결과를 선택하는 기법이다. 이를 바탕으로 로봇이 스스로 효율적인 정리 계획을 세워 실행할 수 있는 TSMCTS 알고리즘을 완성했다.
해당 알고리즘이 탑재된 로봇으로 정리정돈 시뮬레이션 실험을 진행한 결과, 5곳 환경의 총 750개 시나리오에서 평균 성공률 88.5%, 평균 정리정돈 점수 0.901점을 달성했다. 카페 테이블, 사무실 책상, 식탁, 욕실 공간 등 4곳에서 진행한 실제 로봇 실험에서는 총 20개 시나리오에서 평균 성공률 85%, 평균 정리정돈 점수 0.897을 기록했다.
그리고 사람 17명이 참여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여러 알고리즘의 성능을 비교한 결과, TSMCTS는 사람의 역량에 가장 근접한 정리정돈 능력을 보였다.
오성회 교수는 "로봇 스스로 정리정돈하는 AI 기술은 앞으로 서비스·가정용 로봇, 카페·레스토랑 자동화, 물류·생산 라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대형 언어모델(LLM)과 결합해 물체의 기능·맥락까지 이해하는 정리정돈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 산하 로봇·자동화 학회(RAS)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IEEE Robotics and Automation Letters(RA-L)'에 지난 8월 11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IEEE Robotics and Automation Letters(RA-L)(2025), DOI: https://doi.org/10.48550/arXiv.2502.17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