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핵융합 장치를 가상공간에서 그대로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장치는 '토카막'이라고 불리는 도넛 모양으로, 초고온 핵융합 반응을 만들 수 있다. 이 기술로 미래 장치의 부품 성능과 안전성을 시험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현실의 사물을 가상 세계에 똑같이 구현해 다양한 상황을 실험·분석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핵융합 연구에 적용하면 실제 장치를 짓지 않고도 가상 장치에서 모의 운전을 할 수 있어, 안전성과 성능 분석이 정밀해지고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핵융합에너지는 태양에서 나오는 에너지 원리와 같은 핵융합 반응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다. 지구에서도 이 반응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미래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연구진은 우리나라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에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이를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과 결합해, 핵융합 장치 내벽에 가해지는 열속(단위 면적·시간당 들어오는 열에너지)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기술을 글로벌 핵융합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적용해, 플라즈마 운전 조건에 따른 내벽 열속 변화를 3차원 가상공간에서 예측·분석하며 소프트웨어의 신뢰성을 확인했다. 이로써 KSTAR뿐 아니라 ITER 등 다른 핵융합 장치에도 적용 가능함을 입증했다.
또한, 이번 소프트웨어는 해외 공동 연구진과 국내 산업체에도 제공될 수 있어, 국제 공동연구를 넘어 국내 신산업 창출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정택렬 과기정통부 공공융합연구정책관은 "민간 협력 기반으로 핵융합 핵심 기술 확보 전략을 추진하고, 연구개발 지원과 지속 가능한 연구·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글로벌 핵융합 에너지 경쟁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