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상용화의 가장 큰 난제로 꼽히던 '리튬메탈전지'의 한계를 극복할 길을 열었다.
김희탁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런티어 연구소(FRL)' 연구진은 리튬메탈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지난 3일 게재됐다.
리튬메탈전지는 리튬이온 전지의 핵심 재료 중 하나인 흑연 음극을 리튬메탈로 대체한 전지다. 하지만 배터리 충전 시 음극 표면에 형성되는 나뭇가지 모양의 리튬 결정체인 '덴드라이트'로 인해 배터리 성능과 안정성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덴드라이트 현상은 급속 충전 시 더욱 심각해져 급속 충전 조건에서 재충전할 수 있는 리튬메탈전지는 구현하기 더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급속 충전 시 리튬메탈 표면에서 계면 응집반응이 불균일하게 일어나 덴드라이트가 형성된다는 것을 밝히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해액을 개발했다.
개발한 전해액은 리튬 이온과의 결합력이 약한 구조를 활용해 리튬메탈 표면의 불균일성을 최소화하며, 급속 충전 시에도 덴드라이트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기존 리튬이온전지가 최대 600㎞ 주행에 머물렀다면, 전해액을 장착한 새 전지는 1회 충전에 800㎞, 누적 30만㎞ 이상 수명, 12분 초고속 충전이 가능했다.
김희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계면 구조에 대한 이해를 통해 리튬메탈전지의 기술적 난제를 돌파하는 핵심 토대가 됐다"며 "리튬메탈전지가 전기차에 도입되기 위한 가장 큰 장벽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제영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가 FRL을 통해 이어온 지난 4년간의 협력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산학 협력을 더 강화해 기술적인 난제를 해결하고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전했다.
참고 자료
Nature Energy(2025), DOI: https://doi.org/10.1038/s41560-025-018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