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젊은 외국인 과학기술 인재 유치를 위해 전용 비자를 신설한다. 최근 미국이 과학·바이오 분야 연구비 지원을 대폭 축소하면서, 이에 영향을 받은 해외 인재들을 중국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리창 총리가 최근 서명한 '중화인민공화국 외국인 출입국 관리 조례' 개정안에 따라 오는 10월 1일부터 외국의 청년 과학기술 인재에게 'K비자'를 발급할 예정이다.
중국 당국은 "K비자는 기존 12가지 일반 비자보다 입국 허가 횟수, 유효 기간, 체류 기간 측면에서 소지자에게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며 "중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 세계 인재들의 참여가 필요하며, 그들에게 기회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K비자는 국내외 유명 대학이나 연구기관을 졸업하고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서 학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한 젊은 외국인이 대상이다. 신청자는 중국 정부의 규정한 조건을 충족하고 관련 증명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K비자 소지자는 입국 후 교육·문화·과학기술 분야 교류뿐 아니라 관련 창업·비즈니스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다. 나이, 학력, 경력 등 구체적 요건만 충족하면 국내 초청 기관이나 고용주의 초청장 없이도 신청 가능하며, 절차도 간소화된다. 다만 중국 정부는 K비자의 구체적 연령대, 적용 기술 산업 범위, 체류 기간과 입국 후 거주 정책 등 세부 사항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은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기술자립'을 강조하며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 투자와 해외 인재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과학·바이오 연구비 지원 축소와 반이민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국 내 중국계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한 채용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앞서 중국은 2009년부터 약 10년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해외 과학자에게 연구비를 비롯한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해외 인재 유치사업 '천인계획'(千人計劃)을 운영했다.
지난 2013년에는 고위급 인재 유치를 위한 'R 비자'를 도입했으며, 올해부터는 중국 국가자연과학재단(NSFC)이 우수 젊은 과학자 기금(해외) 신청 모집을 시작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주요 자금 지원 프로그램 추가 모집이 예산 삭감에 직면한 미국 기반 연구자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