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뉴스1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국내 가동 원전 29기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단단히 고정할 수 있는 신형 볼트 사용을 허가했다. 원자로 안 주요 설비가 지진이나 진동으로 흔들리거나 탈락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원안위는 제219회 회의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신청한 원자력이용시설 운영 변경안을 심의·의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허가에는 가동 원전 26기의 공통 사항과 월성 2호기, 신한울 1·2호기의 설비 교체가 포함됐다.

원자력발전소에는 펌프, 배관, 제어장치 등 중요한 설비가 콘크리트 구조물에 고정돼 있다. 이때 쓰이는 게 '앵커볼트'다. 쉽게 말해 무거운 기계를 바닥에 박아 흔들리지 않게 붙잡아 두는 대형 나사못 같은 역할이다.

이번에 추가로 허용된 '언더컷 앵커볼트'는 기존보다 한 단계 강화된 고정 방식이다. 볼트 끝부분을 콘크리트 속에서 걸쇠처럼 파내 잡아주는 구조라서 지진이나 큰 충격에도 잘 빠지지 않는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성능 시험 결과 안전 기준을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월성 2호기는 비상 상황에서도 전기를 공급하는 무정전 전원설비에 설치된 48볼트(V) 축전지와 충전기를 교체한다. 기존 장비가 단종되고 오래돼 교체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신한울 1·2호기도 충전기, 정전압 변압기, 인버터 등 핵심 전원 설비를 새 장치로 바꾼다. 공급업체 폐업으로 기존 부품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새 장치 역시 성능 시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됐다.

원안위 관계자는 "운영 변경 허가가 끝난 뒤에도 현장 설치와 운영 과정에서 안전성을 면밀히 확인·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