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춤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면 앵무새의 움직임을 눈여겨보는 것이 좋겠다. 음악 없어도 춤출 수 있고, 여러 동작을 조합해 자기만의 춤을 만드는 데 능하기 때문이다.

호주 찰스 스터트대 연구팀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앵무새 동작과 동물원 앵무새의 실제 움직임 등을 조사한 결과, 앵무새(큰유황앵무 등)가 30가지 독특한 춤 동작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에 최근 밝혔다.

큰유황앵무새(위)가 '헤드 뱅잉'처럼 머리를 아래위로 흔들거나(가운데), 리듬에 맞춰 머리와 발을 움직이는(아래) 등 다양한 동작을 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앞서 동물학자들은 새들이 짝짓기를 위해 구애할 때만 춤을 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에서 앵무새 등이 짝짓기와 무관하게 춤을 추기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는 알려진 것보다 수준이 높은 인지·정서 능력을 지녔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팀은 소셜미디어에서 춤추는 앵무새 영상을 수집했다. 이 중 45건에서 명확히 앵무새가 '춤'을 추고 있음을 확인했고, 독특한 춤 동작 30가지를 식별해 냈다. 이 가운데 머리를 앞뒤로 흔드는 '헤드 뱅잉'을 비롯해 17가지 동작은 종전에는 보고된 적 없는 움직임이다. 영상 속 앵무새들은 다양한 동작을 조합해 개성 있는 춤을 선보였다.

연구팀은 호주의 동물원과 조류원에서 사육 중인 앵무새 6마리를 놓고 어떤 소리가 이들을 춤추게 하는지 연구했다. 앵무새들은 9일 동안 20분 간격으로 세 가지 다른 소리를 듣고 반응했다. 세 가지 소리는 긴 대사가 이어지는 금융 팟캐스트, 호주 유명 댄스 그룹 아비치의 노래 '더 나이츠(The Nights)', 시끄러운 소음이 없는 조용한 소리였다. 예상과 달리 앵무새들은 아무 소음이 없거나 금융 팟캐스트를 들을 때 더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어쩌면 앵무새들이 아비치의 곡을 싫어하는 것일 수도 있다"면서 "어떤 소리가 앵무새들의 움직임을 유발하는지 더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학계에서는 앵무새의 춤을 유발하는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사육 조류의 정신 건강 증진과 인지 능력 연구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새들이 춤을 즐긴다는 점"이라며 "앵무새처럼 지루함을 느끼는 지능적 동물은 춤이 정신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방법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