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꾸는 지금, 여성의 시각이 배제된다면 공정하고 균형 잡힌 기술을 만들 수 없습니다"
아샤 삭세나(Asha Saxena)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난 1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우먼 인 스템 심포지엄(Women in STEM Symposium)'에서 AI의 발전 속에서 여성의 참여가 왜 중요한지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행사는 오늘 10월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AI 개발에서 여성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이 공동 주최했다.
삭세나 교수는 지난 18년간 미국에서 AI와 기업가 정신을 가르쳐 온 인물이다. WLDA(World Leaders in Data and AI, 데이터와 인공지능 세계 지도자)라는 기관을 운영하며, 로레알, 쉐브론, 구글 등 120여 개 기업과 협력해 여성 시니어 리더 교육과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있다.
삭세나 교수는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는데, AI 기술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여성 데이터가 없거나 적으면 그만큼 여성은 보이지 않게 된다"며 "AI가 성별 편향을 학습하고 그대로 재생산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성 환자 데이터를 중심으로 개발한 신약이 여성에게는 다른 효과를 보였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삭세나 교수는 "여성이 배제되면 인류 절반을 위한 해법이 사라진다"며 "AI가 공정한 결과를 내기 위해선 다양한 관점이 필요하다"고 했다.
삭세나 교수는 AI 개발에서 여성이 배제되지 않으려면 여성 엔지니어의 존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AI가 연구, 교육, 예술 등 전 분야를 변화시키는 만큼, 여성이 엔지니어로서 핵심 주체로 참여해 필수적인 시각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여성 인재 육성을 위한 실질적 방안으로는 '교육과 기회, 정책'이라는 세 축을 제시했다. 대학에서는 전공과 무관하게 AI를 가르쳐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산업계는 다양한 경력의 여성을 채용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정부는 여성의 참여를 보장하는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삭세나 교수는 한국에서는 특히 여성에게 창업과 리더십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그는 "대기업에서는 여성 리더를 늘리고,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중소기업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오픈AI,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AI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삭세나 교수는 "여성의 시각이 반영된 AI는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디지털 미래를 위해 여성 리더십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