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알츠하이머병 학술 행사인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학술대회(AAIC 2025)'에서 한국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개발 중인 신약을 공개했다. 지난 31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막을 내린 이 대회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난치성 뇌 질환 극복을 위한 각종 치료법을 공개하는 자리다. 올해는 100여 국에서 1만명이 넘는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분야 임상·기초 연구자, 의료진이 참여했다.
이 학술대회에서 동아에스티는 뇌에 해로운 단백질이 엉겨 쌓이는 것을 막는 신약 후보 물질 'DA-7503'의 전(前)임상 성과를 발표했다. 저분자 화합물로 구성해 뇌까지 잘 전달되는 형태의 약물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에서 임상 1상 단계이고, 올해 4분기에 초기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뇌혈관 장벽을 넘어 뇌까지 약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그랩바디-B'라는 플랫폼 기술에 대한 동물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뇌 주변에 있는 뇌혈관 장벽은 외부 물질이 우리 뇌로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뇌를 보호한다. 이는 한편으로는 알츠하이머 치료에서는 신약 물질이 뇌에 전달되는 것을 막는다. 에이비엘바이오 측은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 수용체(IGF1R)를 표적으로 하는 뇌혈관 장벽 셔틀 플랫폼을 사용하면 부작용 없이 약물의 뇌 투과율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일리미스테라퓨틱스는 염증은 줄이면서 뇌 내 유해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는 'GAIA' 플랫폼을 공개했다. 아밀로이드 베타 같은 단백질이 뇌 안에 쌓이는 것을 막으면서도 염증이나 뇌부종은 줄이는 기술이다.
아리바이오는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한 'AR1001'을 활용한 연구 결과 4건을 발표했다. 먹는 알츠하이머병 신약 후보 물질 AR1001을 단독 투여한 환자만 분석했더니, 26주간 복용 후 인지 기능이 개선되고 알츠하이머병 원인 단백질 중 하나인 '타우' 수치가 낮아졌다는 내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마켓 인사이츠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올해 8조9000억원 정도에서 2034년 26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9년 만에 3배가량 커지는 셈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가 급증하는 추세여서 이를 노리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