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사람 세포 내에서 디옥시리보핵산(DNA) 손상이 복구되는 새로운 경로를 규명했다./pixabay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기영훈 뉴바이올로지학과 교수 연구진이 사람 세포에서 유전자 디옥시리보핵산(DNA)을 복구하는 새로운 경로를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DNA는 생명 활동을 조절하는 중요한 유전정보를 담고 있지만, 방사선이나 화학물질 등에 의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특히 DNA 분자의 두 가닥이 모두 끊어진 '이중가닥 절단'이라 불리는 손상은 제대로 복구되지 않으면 세포가 죽거나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세포핵의 막에서 '핵공복합체'라는 구조물에 손상된 DNA가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DNA가 손상되면 특정 위치로 이동해 복구에 필요한 단백질과 만난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서다. 지금까지 효모나 초파리 같은 생물에서는 이러한 이동이 보고된 바 있으나, 사람 세포에서는 처음 확인했다.

연구진은 손상된 DNA가 핵막 단백질과 결합해 복구될 때 필수적인 단백질 부위도 함께 규명했다. 이번 결과는 DNA 손상 복구 과정을 조절하거나, 암세포의 복구 능력을 억제하는 새로운 항암 치료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기영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람 세포의 DNA 복구 경로를 새롭게 밝혀낸 중요한 성과로, 암의 발생과 치료 저항성을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한다"며 "핵막 단백질과 DNA의 상호작용 과정은 향후 항암제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명경재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와 미켈레 파가노(Michele Pagano) 미국 뉴욕대 의대 교수 연구진도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지난 5월 게재됐다.

참고 자료

PNAS(2025), DOI: https://doi.org/10.1073/pnas.2415069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