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토카리디드인 '넥토그나투스 에바스미싸이'의 상상도./극지연구소

국내 연구진이 북극의 심해 화석에서 고생물학의 오랜 미스터리를 풀어냈다. 극지연은 북그린란드 시리우스 파셋 지역에서 발견된 약 5억 2000만 년 전 '넥토카리디드' 화석을 분석해 원시 화살벌레의 일종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넥토카리디드는 고생대 초기 바다에서 살았던 생물로, 1976년 캐나다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정체가 불분명한 화석으로 남아 있었다. 학계에서는 절지동물, 척삭동물, 연체동물 등 다양한 가설을 제기하며 50년 가까이 정확한 분류를 두고 논쟁이 이어졌다.

박태윤 극지연 빙하지권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영국, 덴마크 연구진과의 공동 탐사를 통해 북위 82도의 혹한 지대에서 신종 넥토카리디드 화석 11점을 확보했다. 이후 화석의 내부 구조를 정밀 분석한 결과, 몸통 중심부에서 화살벌레에서만 나타나는 '신경절(ganglion)' 한 쌍을 발견하며 이 생물의 계통을 확정 지었다.

분석 과정에서는 극지연구소가 2016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전자 프로브 기반 미세분석 기술이 핵심 역할을 했다. 이 기술은 고대 생물 화석의 미세 구조까지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어, 이번처럼 신경 구조와 같은 생물학적 단서를 밝혀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극지연구소가 보유한 현장 조사 역량과 자체 분석 기술이 진화 생물학의 핵심 난제 해결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는 국내 과학기술의 우수성을 잘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 23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Science Advances(2025), DOI: https://doi.org/10.1126/sciadv.adu6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