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연구개발(R&D) 예산 배분에 있어 기존의 선택과 집중, 대형화 기조는 유지하되 연구 생태계의 다양성, 안정성, 자율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다양성, 자율성, 그리고 안정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큰 나무를 위한 선택과 집중, 대형화라는 기존 철학을 유지하더라도, 반드시 숲을 위한 다양성, 안정성, 자율성이 예산 배분에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임명된 박 본부장은 입자물리 연구자 출신으로, 국가 R&D 예산을 심의·조정하고 성과를 평가하는 혁신본부를 이끌고 있다.
그는 "2년 전 급작스러운 R&D 예산 삭감으로 과학기술계가 혼란에 빠졌다"며 "전체가 균등하게 피해를 보았던 건 아니고, 새롭게 탄생한 R&D 사업도 많았고, 규모가 커진 사업들도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 성과를 내기 위해 국가 산업 전략 분야에 집중하고 연구비를 대형화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든 생태계가 함께 자라지 않으면 결국 큰 나무들도 죽게 된다"며 선택과 집중의 이면에 생태계의 균형적 성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특히 기초과학과 중소기업 중심의 소규모 기술 개발 분야를 예로 들며 "이들의 연구는 주제도 다양하고 연구비 규모는 작아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더 중요한 경우도 많다. 기존 틀에서 벗어나 연구 추진과 연구비 집행 방식에 자율성이 보장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