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원자력발전소 전경./뉴스1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올해 2월부터 4개월간 한국수력원자력의 전체 원전을 대상으로 자체처분 실태를 특별점검한 결과,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사례 75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체처분은 방사성폐기물 중 핵종별 농도가 원자력안전법에서 정한 허용 기준보다 낮은 수준으로 확인되는 경우, 이를 일반폐기물과 동일하게 소각, 매립 또는 재활용 등의 방법으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특별점건은 지난 2월 감사원이 발표한 한수원 대상 감사 결과의 후속조치로 진행됐다. 당시 감사원은 한수원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축전지, 전등 등 방사선관리구역 내 방사성폐기물 4569개를 원안위 승인 없이 처분했다며 '주의'를 통보한 바 있다.

관리구역에서 사용된 물품은 방사성물질에 오염되었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자체처분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핵종별 방사능농도가 자체처분 허용기준 미만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해 원안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원안위는 감사원 지적사항 외에 추가 위반 사항이 없는 지 특별점검을 진행했고, 한수원이 관리구역 내 일부 방사성폐기물에 대해 방사능농도가 아닌 표면 오염도만 확인한 후 원안위 승인 없이 폐기한 사례를 추가로 확인했다. 확인된 물품은 축전지, 조명기구, 화재·연기감지기, 항온항습기, 소화기 등이다. 위반 수량은 총 5412개, 건수로는 75건이다.

다만 승인 없이 폐기된 물품의 방사능 농도는 자체처분 허용기준의 약 2.37% 수준으로 방사선 영향이 미미하고, 안전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원안위는 위반 사례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향후 이와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한수원에 관련 절차서 개정과 자체처분 관리 강화 등을 포함한 재발 방지 대책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