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당뇨를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미국 일라이릴리의 신약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출시는 어려울 전망이다.
2일 한국릴리에 따르면, 일라이릴리는 작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마운자로의 바이알(병에 든 약물)과 퀵펜(Kwik Pen·약물을 주 1회씩 한 달에 총 네 번 투여하는 펜 형태) 제형의 국내 시판 승인을 신청했지만, 아직 승인받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시판 승인 이후 한 달쯤 지나야 시장 공급이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 출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일라이릴리는 지난해 7월 마운자로의 프리필드펜(Prefilled Pen·약물 사전 충전 주사제) 형태 제형으로 국내 시판 허가를 받은 바 있지만, 물량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해당 제형의 판매도 사실상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바이알과 퀵펜이 국내 시판 승인을 받으면, 프리필드펜도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늘려 함께 시장에 내놓으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마운자로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함께 세계 당뇨·비만 치료제 시장을 바꾸고 있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치료제다. 마운자로는 GLP-1과 위억제펩타이드(GIP) 이중 작용제, 위고비는 GLP-1 단일 작용제다. 이중 작용제라는 기전의 영향으로 체중 감량 효과도 마운자로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비만연구협회 학술대회와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발표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두 약물 투여 환자의 72주 차 체중 감량률은 마운자로 20.2%, 위고비 13.7%로 마운자로 투여군의 체중 감량 효과가 더 컸다. 반면 노보 노디스크 측은 "연구에 사용된 두 약물의 용량이 다른 만큼 효능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