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 아네트 커비(Annette Kirby)는 일본 홋카이도에서 흰꼬리수리가 화들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뜬 모습을 카메라로 찍었다. 사실 수리는 방금 잡은 물고기를 숨겼다가 동료가 훔치려고 다가오는 모습을 발견한 상황이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먹이를 두고 다투는 생존경쟁이 친구에게 비밀을 들키고 깜짝 놀라는 깜찍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니콘 웃긴 야생동물 사진전(Nikon Comedy Wildlife Photography Awards)은 2일(현지 시각) 커비가 찍은 사진 '저리 가(원제 Go away)'를 비롯해 10점이 올해 대회에서 지금까지 접수된 사진 작품 중 가장 뛰어났다고 밝혔다. 사진전 출품 마감일은 6월 30일이며, 최종 후보작은 10월, 수상자는 12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야생동물 보호에 관심 높이려 주최
웃긴 야생동물 사진전은 2015년 영국의 사진작가 폴 조인슨-힉스(Paul Joynson-Hicks)와 톰 설람(Tom Sullam)이 시작했다. 올해로 11회째이다. 다른 야생동물 사진전과 달리 깜짝 놀란 흰꼬리수리처럼 야생동물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뽑아 시상한다. 설립자들은 야생동물의 밝은 면에 초점을 맞추고 유머를 통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보호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사진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전은 매년 공동 주최한 영국의 야생동물 보호재단인 휘틀리 자연기금(WFN)에 대회 수익금 일부를 기부했다. 휘틀리 자연기금은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 80국에서 환경보호 활동가 220여 명에게 2300만 파운드(한화 약 429억원)를 지원했다.
주최 측은 사진 출품 마감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사진전에 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나무를 올라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진과 다이빙대에 선 것처럼 줄지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펭귄, 이구아나 머리에 선 도마뱀 등 대표 출품작을 선정해 공개했다. 올해 사진전에는 이미 전 세계에서 수백 점이 출품됐다.
사진전 후원사 니콘의 유럽 마케팅 총괄 매니저인 스테판 마이어(Stefan Maier)는 "올해에도 사진의 힘을 통해 환경보호 활동에 대한 인식을 높이려는 우리의 노력을 공유하는 환상적인 파트너인 웃긴 야생동물 사진전 팀과 함께 일하게 돼 영광"이라며 "지금까지 출품된 재미있는 작품들을 보고 정말 즐거웠으며 앞으로 출품 마감 전까지 한 달 동안 더 많은 작품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드래곤 길들이기 실사판도 연출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가 실사 영화로 돌아온다. 2010년에 시작된 시리즈는 총 3부작으로 제작돼 전 세계 누적 매출이 2조원을 넘은 드림웍스의 대표작이다. 이번엔 드림웍스의 첫 실사 영화로 만들어져, 오는 6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드래곤 길들이기 실사판은 자연에도 있다. 호주의 여행작가 겸 사진작가인 레이철 매킨토시(Rachelle Mackintosh)는 2023년 10월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제도의 페르난디나섬에서 도마뱀이 바다 이구아나 머리에 올라탄 모습을 찍어 대회에 출품했다. 영화처럼 용(龍) 위에 바이킹 용사가 올라탄 듯한 모습이다.
도마뱀의 깜찍한 모습은 또 있다. 트레보 릭스(Trevor Rix)는 호주 캔버라 인근 머럼비지 강을 따라 거닐다가 바위 밑에서 서성이는 도마뱀들을 발견했다. 그중 한 마리가 튀어나와 한 다리를 들었는데 마치 반갑게 손을 흔드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이 모습을 찍어 '용의 인사(원제 Waving Dragon)'라는 제목을 붙였다.
◇용 쓰는 사자, 가발 쓴 코뿔소도
이번 사진전에는 야생동물의 재미있는 일상을 찍은 사진들이 많이 출품됐다. 사자 형제가 나무에 올라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엄마가 나타나 야단치는 다음 장면을 연상시킨다. 형이 밑에서 받치고 동생을 부추겨 올라가라고 하는 모습은 집에서 종일 장난만 치는 아이들과 똑같다.
호주 갯벌에서 찍은 망둑어 사진은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볼 수 있는 친숙한 장면이다. 마치 머드팩을 하고 즐거워하는 듯하다. 젠투펭귄들이 절벽에서 줄지어 바다로 뛰어드는 모습이나 큰뿔코뿔소가 잠수했다가 물 위로 올라와 풀로 만든 가발을 쓴 모습도 웃음을 준다.
대회는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양서류·곤충, 어류·수생생물, 25세 이하 젊은 작가, 16세 이하 주니어, 인터넷 포트폴리오, 동영상에서 부문상과 인터넷 투표로 뽑는 인기상을 수여한다. 대상 수상자는 케냐 마사이마라 사파리 여행권을 부상으로 받는다.
참고 자료
웃긴 야생동물 사진전 2025, https://www.comedywildlifepho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