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노화를 향한 연구개발(R&D)이 성과를 내고 있다. 손상되거나 기능을 잃은 조직이나 장기를 복원하는 재생의학부터 정신건강 치료, 암 백신까지 다양한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열린 제12회 한-스위스 생명공학 심포지엄에서 한국과 스위스 전문가들은 노화와 관련된 최신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이들은 고령화 사회에서 건강한 노화를 위해서는 한국과 스위스가 긴밀한 협력을 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발표자로 나선 이주호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질병을 해결하기 위한 핵심 도구로 재생의학을 꼽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줄기세포 치료와 세포면역치료다. 손손상된 조직을 살릴 뿐 아니라 암치료에서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 교수는 "자연 살해(NK) 세포에 암세포를 인식하는 'CAR(키메라항원 수용체)'를 결합한 'CAR-NK 세포치료제' 같은 맞춤형 치료법은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화는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비르기트 클라임(Birgit Kleim) 스위스 취리히대 교수는 인생 전반적으로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치료하기 위한 수면 기반의 치료법과 인공지능(AI), 확장현실(XR)을 접목한 도구를 소개했다. 이 같은 기술은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IT(정보기술)와 접목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스위스의 글로벌 제약사들도 건강한 노화를 위한 기술 혁신을 소개했다. 헤일리 정(Hailey Jung) 로슈코리아 임상운영총괄은 "암 백신의 혁신을 통해 인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며 "환자 특유의 면역 체계를 공략하는 암 백신이 새로운 맞춤형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쓰이고 있는 항암 면역치료법과 암 백신이 합쳐지면 더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노화를 늦추기 위한 연구에서 국제 협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알레산드로 마체티(Alessandro Mazzetti) 바젤대 혁신및기업가정신 책임자는 "삼성전자와 스위스 스타트업 보트뉴로(Bottneuro AG)가 협력해 알츠하이머병 진단 솔루션 연구를 진행한 것처럼 한국과 스위스의 협력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서로 보완적인 강점을 지닌 파트너로, 글로벌 헬스케어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바티스코리아의 크리스티나 백 혁신및글로벌사업개발 책임자 역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한 협력 생태계가 기술 개발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며 "산학연이 연계된 글로벌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