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호 과학기술한림원 신임 원장이 18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림원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조선비즈
정진호 과학기술한림원 신임 원장이 18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림원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조선비즈

정진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신임 원장이 ‘노벨상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전임 원장 시절 문제가 됐던 부실한 내부통제 문제는 이사회를 외부에 개방하고 폐쇄적인 한림원 문화를 개방해 풀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18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기한림원 운영 방향 등을 소개했다. 독성학 분야의 권위자인 정 원장은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로 34년 간 재직했다. 지난해 과기한림원 회원 선거를 통해 원장에 선출됐다.

정 원장은 임기 동안 추진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노벨상 프로젝트’를 꺼냈다. 그는 “노벨문학상이 한국에서 나왔는데 다음 노벨상은 과학 부문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학의 목표가 노벨상 자체는 아니지만, 노벨상을 받는 건 국가의 격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허준이 교수가 필즈상을 받고 나서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이런 게 노벨상이 가지는 부수적인 효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노벨상 프로젝트에 대해 “노벨상 후보에 있는 우수한 과학자를 뽑아서 집중 지원하겠다”며 “연구비가 아니라 국제 과학계에 우수 과학자에 대한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돕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기한림원이 국제 과학계와 함께 진행하는 다양한 협업과 공동학술행사를 강화하는 것도 노벨상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과기한림원은 올해 1월 독일레오폴디나한림원과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했고, 이탈리아린체이한림원, 스웨덴왕립과학한림원 등과도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과기한림원 관계자는 “국내 과학자의 우수한 역량을 국제적으로 홍보하는 민간과학외교 채널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과기한림원의 폐쇄적인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과기한림원은 전임 원장 시절인 작년에 집행부의 갑질과 도덕성 해이 논란으로 질타를 받았다. 정부에서 받는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정 원장은 “외부 위원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만들고 과기한림원을 개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시대착오적인 정관이나 제도는 고치고, 이사회 구성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