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금속을 더 강하고 유연하게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김형섭 포스텍 신소재공학과·친환경소재대학원 교수 연구진은 금속 표면에 질소를 침투시키는 '플라스마 질화법'으로 금속의 강도와 연성을 모두 높였다고 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기계공학 분야 학술지 '국제가소성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Plasticity)'에 지난해 12월 게재됐다.
연구진은 금속 표면에 ㎚(나노미터, 10억분의 1m) 두께의 질화물층을 입히는 플라스마 질화법 기술을 개발했다. 스마트폰에 보호필름을 붙이듯 금속에 특별한 보호막을 씌우는 기술이다.
기존 플라스마 기술은 복잡한 형태의 금속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낮은 압력, 적절한 온도에서 짧은 시간 내에 질화 처리를 할 수 있고, 마치 액정 보호필름처럼 금속 표면에 얇고 균일한 보호층을 만들 수 있었다.
연구진은 최근 연구가 활발한 '고엔트로피 합금'과 산업적으로 활발하게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304′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금속 표면에 약 300㎚ 두께의 나노 질화물층이 형성됐지만 기본적인 구조나 결정 같은 재료의 특성은 변하지 않았다. 동시에 영구 변형 또는 파괴가 발생하기 전에 재료가 버틸 수 있는 최대 하중인 '인장 강도'가 74.6MPa(압력을 나타내는 단위) 증가했다. 재료가 균일하게 변형될 수 있는 최대 변형량인 '균일 연신율'은 7.9% 올라 강도와 연성을 모두 높이는 데 성공했다.
김형섭 교수는 "새로운 플라스마 질화법은 기존 기술과 달리 재료의 조기 파단 없이도 균일한 성능을 제공하며, 특히 후처리 공정 없이 즉각적인 산업 적용이 가능하다"며 "이 연구를 기반으로 항공과 자동차 산업에 있어 더 안전한 금속 후처리 방법이 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International Journal of Plasticity(2024), DOI: https://doi.org/10.1016/j.ijplas.2024.104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