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달리3

어린 시절 사회·인지적 행동이 부정적일 경우, 청소년기 시험 성적이 저조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셸 블랙 리버풀대 공공의료정책과 교수를 포함한 연구진은 어린 시절 사회·인지적 기술의 발달이 청소년기 학업성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10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소아 질환 회보(Archives of Disease in Childhood)'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영국 밀레니엄 코호트 연구를 활용해 9084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3세부터 14세까지 사회·인지적 발달 양상을 추적 조사했다. 감정 조절, 문제 행동, 주의력 결핍, 친구 관계 등을 평가하는 아동·청소년 행동 평가 설문지(Strengths and Difficulties Questionnaire·SDQ)를 사용했다. 해당 설문은 자녀가 3세, 5세, 7세, 11세, 14세일 때 부모가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연구진은 이들이 16세에 치른 영국 중등자격시험(GCSE)에서 최소 5개 과목에서 합격 기준(grade 4)을 충족했는지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성별, 인종, 가계 소득, 교육 수준 등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은 모두 통제했다.

분석 결과, 낙제율이 가장 높았던 그룹은 3~14세까지 꾸준히 사회·인지적 문제가 이어진 그룹이었다. 이들은 문제가 없던 그룹보다 낙제할 확률이 4.5배 높았다. 3~7세 사이에 문제가 나타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4배 높았으며, 7세 이후 사회·인지적 문제가 발생한 그룹은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이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심리적으로 위축되면 학업 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많다.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들은 불안감 때문에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16세 청소년의 GCSE 낙제 건수 가운데 약 17%가 어린 시절 사회·인지적 문제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아동 건강 정책과 교육 정책을 개별적으로 다루기보다 두 분야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고려해 통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가 인과 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며,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도 아동의 사회적 관계 역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 교수는 "교육부에서도 사회정서학습(Social and Emotional Learning·SEL) 관련 부서를 신설했고, 여러 교육청에서 이를 강조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SEL은 단순한 감정 조절뿐만 아니라 협업과 사회적 관계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점점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Archives of Disease in Childhood(2025), DOI : https://doi.org/10.1136/archdischild-2024-327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