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퍼지는 HMPV - 6일 인도 벵갈루루 지역에서 마스크를 쓴 여성이 병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인도 보건 당국은 카르나타카주에서 2건의 인간 메타뉴모바이러스(HMPV)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은 A형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급증해 8년여 만에 최대 규모 유행세를 보이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5N1)와 인간 메타뉴모바이러스(HMPV) 등 감염병이 확산하고 있다.

6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보건부는 집에서 기르던 가금류로부터 전염된 H5N1 환자가 숨졌다고 6일 밝혔다. 미국 내 H5N1 사망 사례로는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미국에서는 농장 수백 곳으로 변종 H5N1 바이러스가 확산했고, 인체 감염 사례도 60여 건 보고됐다. 루이지애나주 보건부는 “이번 환자는 65세 이상 고령으로, 기저 질환이 있었다”며 “H5N1의 사람 간 전염 사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번 사망자가 감염된 바이러스에 어떤 변이가 있었는지 분석할 계획이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H5N1 사망자 수는 지난해까지 460여명으로 집계됐다.

중국과 인도, 말레이시아에서는 주로 영유아를 감염시키는 HMPV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 HMPV는 심할 경우 폐렴과 발열 등 급성 호흡기 증상을 일으킨다. HMPV 치료제가 아직 나오지 않아 감기 증세를 완화하는 약물 등을 쓰고 있다.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HMPV 감염 사례가 2023년 225건에서 지난해 327건으로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보건 당국과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다음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질병 X(disease X)’에 대비하기 위해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질병 X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거나, 이미 알려져 있지만 팬데믹을 유발할 수 있는 질병을 의미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질병 X’를 팬데믹 우려가 있는 병원체 목록에 올리고 경계하고 있다. 이 목록에는 코로나19, 에볼라, 지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이 포함돼 있다.

일각에서는 H5N1이나 HMPV 등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질병 X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예컨대 H5N1 바이러스가 유전자 변이를 거치면서 사람 간 전염이 쉽게 될 경우, 코로나에 맞먹는 팬데믹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