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젊은 시절엔 세계의 푸른 바다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찾았습니다. 지금의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데이터의 바다’에 새로운 미래가 있을 겁니다.”
김재철(90)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6일 AI 교육 및 연구 기반을 강화해 달라며 KAIST(카이스트)에 44억원을 발전 기금으로 추가 약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2020년 AI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춰달라며 500억원을 KAIST 발전 기금으로 약정한 것을 포함하면 총 544억원을 기부하는 것이다.
김 명예회장의 발전 기금으로 ‘김재철 AI대학원’을 세운 KAIST는 기부액 중 총 483억원을 투입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지상 8층(지하 1층), 연면적 1만8182㎡(약 5500평) 규모로 교육·연구용 건물을 신축할 계획이다. 2028년 2월 완공되면 교수 50명, 학생 1000명이 상주하게 된다. AI 연구 경쟁력이 가장 탁월한 학교로 평가받는 카네기멜런대(CMU)의 AI 분야 교수가 45명이라는 점을 고려해 김재철 AI대학원을 세계 최고 수준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원양어선 항해사 출신으로 동원그룹을 일군 김 명예회장은 2019년 경영 일선에서 은퇴한 후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항해사 시절에도 고향 학생들의 학비를 지원했고, 1979년 장학 재단 ‘동원육영재단’을 설립해 지속적으로 장학 사업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미국·일본 등의 AI 기술 개발 경쟁을 지켜보며 한국도 AI 선진국이 되려면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이번 추가 기부 약정에 대해 “대한민국이 데이터 대항해 시대 리더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글로벌 핵심 인재를 양성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