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요르카섬에서 포유류의 친척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2억7000만년 전 검치(saber tooth·劍歯) 동물 화석이 발견됐다. 검치 동물은 거대한 송곳니를 가진 포식동물을 말한다.

스페인 마요르카섬의 고르고놉시안 상상도. 개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귀와 털이 없다.

미국 필드 자연사 박물관 연구팀은 스페인 마요르카섬에서 발견된 개 크기의 검치 동물 화석이 2억7000만년 전의 포유류 친척인 고르고놉시안(Gorgonopsians)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최근 실렸다.

이 화석이 발견된 마요르카 바냘부파르 지역은 현재 지중해의 섬이지만, 먼 과거에는 연결된 육지였다. 화석은 약 1m 길이의 동물로 두개골과 척추, 갈비뼈 조각부터 대퇴골까지 몸 전체 구조를 재구성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뼈가 출토됐다. 연구팀이 화석을 분석한 결과, 2억7000만~2억5000만년 전에 살다 멸종한 고르고놉시안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르고놉시안은 그로부터 약 5000만년 후 포유류로 진화한 동물과 친척 관계로 여겨진다.

미국 필드 자연사 박물관 연구팀이 발견한 검치동물의 뼈들을 재구성한 모습. 다리뼈를 보면 포유류와 파충류의 중간 방식으로 걸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현대 포유류와 같은 온혈동물이지만, 알을 낳았다. 고르고놉시안은 길고 뾰족한 검치를 가진 최초의 동물이며, 지금껏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검치가 대형 포식자의 특징인 만큼, 고르고놉시안이 당시 최상위 포식자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귀와 털이 없지만 외형은 전반적으로 개와 유사하다. 다리를 더 넓게 벌린 채 걷는 파충류와 달리 고르고놉시안의 다리는 걷기나 달리기에 더 효율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 연구진은 고르고놉시안이 포유류와 파충류의 중간적인 방식으로 움직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은 현대까지 이어진 후손이 없지만, 포유류의 종들과 관련이 있다”며 “새로운 화석 발견으로 포유류 진화 과정의 퍼즐이 하나 더 맞춰지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