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온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 화폐 가격이 9일 4~10%가량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구글의 신형 양자 컴퓨터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1개당 10만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10일 9만6000달러 선으로 하락했다.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 화폐도 10% 안팎 떨어졌다. 11일 비트코이니스트 등 코인 전문 매체들은 구글의 새로운 양자 칩 '윌로'가 가상 화폐 하락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지난 9일 윌로를 탑재한 양자 컴퓨터가 기존의 수퍼컴퓨터로는 10셉틸리언(septillion·10의 24제곱)년 걸리는 문제를 5분 이내에 풀 수 있다고 밝혔다. 코인 관련 매체들은 "이런 양자 컴퓨터의 발전이 가상 화폐 업계에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가상 화폐는 '블록체인(정보를 중앙 서버가 아닌 모든 참여자의 네트워크에 분산·공유하는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위·변조나 해킹이 불가능하다. 개인 PC 등 수많은 네트워크에 분산돼 단시간에 해킹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산 속도가 획기적으로 빠른 양자 컴퓨터를 이용하면 이론적으로는 이런 블록체인 암호도 뚫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달리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에서 양자역학적 원리를 활용한다. 예컨대,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중첩을 통해 수많은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하고 계산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여러 결과값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문제 해결에 강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 분야가 암호 해독이다.
일각에선 지나친 우려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가상 화폐 투자사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비트코인의 암호를 해독하려면 수만 개의 큐비트(양자 컴퓨터의 연산 단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윌로는 105개의 큐비트로 이뤄져 현재로서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양자 컴퓨터의 발전을 무시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향후 가상 화폐 업계가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