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료제가 국내 처음으로 출시됐다. 한국에자이는 일본 제약사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를 국내에 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레켐비는 지난해 7월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알츠하이머 신약 승인을 받았고, 올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레켐비 허가는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세계 네 번째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의 뇌 내 응집을 막아 병의 진행과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효능이 있다.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결과, 투약 1년 6개월 시점에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위약(僞藥)군 대비 27%(약 5개월) 지연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레켐비는 정맥주사 형태로 2주마다 한 번씩 투약하고, 연간 치료비는 2000만~3000만원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레켐비 출시로 국내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도 치료의 길이 열렸다는 기대가 나온다. 앞서 바이오젠이 FDA 승인을 최초로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의 한국 출시를 추진했으나, 효능 논란으로 포기한 적이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98만4601명이다. 이 가운데 70%는 알츠하이머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자이는 “레켐비가 출시돼 가벼운 인지 장애 단계부터 알츠하이머 치료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자이에 따르면, 가정에서 환자 스스로 투약할 수 있는 ‘자가 투여 주사제’ 방식의 레켐비가 FDA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에자이는 “승인될 경우 환자들이 가정에서 레켐비 투여가 가능하고, 주사 주입 시간도 기존의 정맥주사 1시간보다 훨씬 빠른 약 15초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