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에서 처음으로 여성 전문 경영인 CEO가 탄생했다. 바이오 의약품 개발 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김경아(56) 개발본부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삼성그룹 내 첫 여성 대표이사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있지만, 전문 경영인으로서 대표이사직에 오른 여성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삼성전자 브랜드전략위원으로 보직을 옮긴 이영희 사장은 대표이사는 아니었다.
김경아 신임 사장은 서울대 약학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전문가다. 미국의 바이오 기업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2010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바이오 신약개발 수석연구원으로 삼성그룹에 입사했다.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해 생체 밖에서 대량 증식할 수 있는 세포 개발, 배양·정제, 분석, 임상, 허가, 생산 운영 등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전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8종이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개발 2본부장으로 재임하던 2021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바이오시밀러 신약에 대한 FDA 승인을 이끌어냈다.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코로나 여파로 임상 심사 및 허가가 지연되는 와중에도 안과 질환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 ‘바이우비즈’에 대한 FDA 승인을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인사에 대해 “회사 구성원의 절반이 넘는 여성들의 롤모델로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바이오 제약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과 통섭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혁신과 성장을 지속 주도해 나가겠다”는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