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기초연구 과제 예산을 일괄적으로 10% 삭감해 논란이 됐다. 최고 수준 연구자의 리더연구까지 일괄적으로 10% 삭감을 하면서 연구 현장 비효율을 없애기 위한 조치라는 정부의 설명이 궁색해졌다.
정부가 1년 만에 일괄 삭감했던 기초연구 과제 예산 10%를 원상 복구한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19일 과학기술분야 2025년 기초연구사업 설명회를 하면서 2024년 R&D 예산 구조 개편시 일부 삭감된 기초연구 계속과제에 대해 당초 연구비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기초연구사업은 정부의 대표적인 기초분야 R&D 지원 사업이다. 최우수 연구자를 9년 동안 지원하는 글로벌 리더연구부터 중견연구, 신진연구, 생애첫연구, 집단연구 등으로 나뉜다.
올해 기초연구 사업도 R&D 예산 삭감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기초연구 사업 중 우수연구는 올해 연구비가 일괄적으로 10% 감액됐고, 기본연구와 생애첫연구는 20% 감액됐다. 기초연구 사업은 선정된 해에 연구자와 한국연구재단이 협약을 맺고 매년 정해진 연구비를 받는 방식인데, 올해는 연구 성과에 문제가 없는 연구과제도 일괄적으로 10% 이상 연구비가 줄었다. 일부 연구자는 사업이 어렵다고 보고 포기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정부가 다시 내년도 R&D 예산을 늘리면서 기초연구 사업 연구비도 원상 복구된다. 연구재단 관계자는 “이미 10% 삭감한 올해 연구비는 어쩔 수 없지만, 내년부터는 처음 협약을 맺었던 연구비를 정상적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재단도 설명회에서 연구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계속과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제 대상은 일괄적으로 연구비가 10% 삭감됐던 기초연구 사업의 계속과제들이다. 2025년 예산안 기준으로 개인 기초연구 계속과제는 8100개에 달한다. 집단 연구도 일괄적으로 삭감됐던 연구비는 원상 복구된다.
몇몇 사업은 연구비가 증액된다. 집단 연구인 글로벌선도연구센터의 연구비가 1억원 정도 증액된다. 이학분야(SRC) 연구비는 연 15억6000만원에서 16억5000만원으로 늘어나고, 기초의과학분야(MRC)는 연 14억원에서 15억원으로 증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