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19일 오후 5시(현지 시각)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여섯 번째 시험 비행이다. 스타십은 오는 2026년 우주인을 달에 착륙사킬 아르테미스(Artemis) 3호 임무에 쓰일 예정이다.
스타십이 사람뿐 아니라 화물을 달로 보내는 우주선으로 임무가 확대됐다. 나사는 이날 “아르테미스 유인 착륙선을 개발 중인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에 달에 가는 대형 화물 착륙선의 시범 임무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1972년 아폴로 17호 이래 중단됐던 유인 달 탐사를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으로 재개했다.
◇스페이스X는 지붕 있는 달 탐사차량 배송
나사는 아르테미스 1~2호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이어 아르테미스 3호는 아폴로 이후 반세기만인 2026년에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키고, 이어 4호(2028년), 5호(2030년)가 잇따라 우주인을 달로 보낼 계획이다. 나사는 이에 맞춰 2023년 두 회사에 아르테미스 화물선도 개발하라고 요청했다.
나사는 달로 대형 화물을 보내는 배송 임무를 두 번 계획하고 있다. 먼저 스페이스X의 화물 스타십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가압식 로버(탐사차량)를 2032년 회계연도(2031년 10월~2032년 9월) 이전에 달 표면에 착륙시키도록 요청했다. 블루 오리진에게는 불루문(Blue Moon) 화물선으로 2033년 회계연도 전에 달 거주시설을 운송하도록 요청했다.
과거 아폴로 탐사 당시 사용한 로버는 지붕이 없는 차량이어서 우주복을 완전히 갖추고 탑승했다. 반면 일본 지동차 업체 도요타가 개발 중인 아르테미스 가압식 로버는 지붕이 갖춰져 있어 우주복 없이 탑승할 수 있다. 나사는 이 로버가 2032년 3월 발사하는 아르테미스 7호와 이후 임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나사의 ‘달에서 화성’ 프로그램의 기술 담당 부국장인 스티븐 크리치(Stephen Creech)는 이날 “나사는 2030년 계획된 아르테미스 5호 이후에도 유인 탐사 임무와 달 서비스 임무를 모두 계획하고 있다”며 “승무원과 화물 착륙 능력에 대해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가진 달 착륙선 공급업체를 두 곳 보유함으로써 임무의 유연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달 착륙의 규칙적인 주기를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의 달 착륙선은 각각 장점이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은 50m 높이 일체형 우주선으로 대형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블루 오리진의 블루문 착륙선은 높이가 16m로 스타십보다 작다. 하지만 불루 오리진을 설립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블루문은 아폴로 달착륙선처럼 여러 부분으로 나뉘는 모듈형이어서 우주로켓에 맞춰 형태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연료로 수소를 사용해 장차 달의 얼음에서 분리한 수소를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 재수 끝에 달 탐사 참여
제프 베이조스는 일론 머스크와 처음부터 아르테미스 달 탐사에서 경쟁을 벌였다. 처음에는 블루 오리진과 스페이스X가 모두 달 착륙선 개발사로 선정됐지만, 예산 문제로 스페이스X만 뽑혔다. 블루 오리진은 재수(再修) 끝에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나사는 지난 2021년 4월 아르테미스 달착륙선 개발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단독 선정, 29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당시 입찰에서는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 방산기업 다이네틱스가 삼파전을 벌였다. 세 회사 모두 2020년부터 나사의 지원을 받아 설계 작업을 진행했다. 애초 나사는 의회에 달착륙선 개발 예산으로 33억달러를 요청했지만 8억5000만달러를 받는 데 그쳤다. 예산이 달리자 나사는 스페이스X만 마지막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베이조스는 자비 부담까지 제안하며 달 탐사에 의지를 보였다. 마침내 지난해 5월 블루 오리진이 스페이스X에 이어 두 번째 달착륙선 개발업체로 지정됐다. 나사는 당시 나사는 “블루 오리진을 달 탐사 아르테미스 5호 임무를 위한 우주인 착륙 시스템 개발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