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섭씨 25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이소영 수소‧연료전지연구단 책임연구원, 남석우 청정수소융합연구소장은 한국에너지공대 김형준 교수와 함께 25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동할 수 있는 독자적인 수소연료전지 전해질막과 막전극접합체(MEA)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 연료와 공기 중의 산소가 결합해 물이 되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다. 막전극접합체는 수소연료전지에서 전해질막과 전극이 결합한 구조로 전기화학적 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부품이다.
최근 자동차, 무인 항공기를 포함한 모빌리티 산업에서 장시간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장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상용 배터리와 달리 에너지 밀도가 높은 수소를 활용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80도 정도의 저온에서 작동하는 연료전지는 자동차용으로는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만약 고온에서도 구동된다면 지금보다 시스템의 크기를 줄이고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어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KIST의 세륨포스페이트 자가조립 기술에 한국에너지공과대의 파라-폴리벤지이미다졸(p-PBI) 합성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전해질막 합성법을 개발했다. 자가조립은 입자들이 스스로 조립하는 특성을 이용해 안정적인 고분자 구조를 만드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해 기존 PBI 기반 전해질막에 비해 150~300도 범위에서도 전기화학적 성능과 내구성을 유지하는 전해질막을 만들었다.
이번에 개발한 전해질막은 250도에서도 연료전지의 에너지밀도에 영향을 미치는 수소 이온의 높은 이온전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이를 적용한 연료전지는 250도 조건에서 최대 출력 밀도가 1㎠ 당 2.35W(전력의 기본 단위)로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또 80~160도 사이의 환경에서도 기존 대비 10배 이상인 5000시간 동안 운전이 가능했다. 160~240도 사이에서도 500시간 이상 성능 저하 없이 장시간 운전이 가능했다.
남석우 소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해외 선진국들의 성과를 넘는 혁신적 성과이며,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의 핵심 기술로 미래 에너지의 핵심이 될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글로벌 패권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소영 책임연구원은 “중대형 운송수단에 탑재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작동온도를 더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교수는 “이 시스템은 다양한 산업에 걸쳐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중대형 상용차,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잠수함에 적용해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앞당길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지난 6월 게재됐다.
참고 자료
Nature Energy(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60-024-0153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