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피부 아래에 췌장 조직을 이식해 혈당을 조절하는 새로운 당뇨 치료법을 개발했다.
강현욱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피하 조직에 이식해 혈당 조절 기능을 할 수 있는 췌도 이식체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에 지난 9월 23일 공개됐다.
췌도는 혈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세포 덩어리다. 심각한 인슐린 분비 장애를 겪는 제1형 당뇨환자의 간이나 신장에 췌도를 이식해 치료한다. 그간 췌도를 간이나 신장에 이식해 온 이유는 풍부한 혈관 때문이다. 이를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고 혈당을 감지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도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혈관 밀도가 낮은 피하 조직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연구진은 다층 시트형 구조를 고안해 피하 조직에서도 효율이 높은 이식체를 개발했다. 혈관과 췌도 간의 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게 이식체의 상부층과 하부층에 췌도가 집중된 구조다. 또 췌도의 분포 밀도를 정교하게 조절해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받을 수 있게 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이식체는 췌도 외에 모두 생체 친화 물질로 이뤄져 있다.
이식체의 복잡한 구조는 정밀 바이오 3D 프린팅으로 찍어냈다. 인체 피하에 이식이 적합한 크기로도 제작할 수 있어 임상에 적용하기 용이하다. 개발된 이식체는 간단한 절개로 시술할 수 있고, 부작용 발생 시 간이나 신장과 달리 바로 회수 가능해 수술 부담과 합병증 등을 줄일 수 있다.
또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항섬유화 약물을 이식체 안에 넣어 국소 전달할 수 있다. 따라서 동물의 췌도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 췌도 이식 분야에서도 쓰일 수 있다. 현재 췌도 이식은 주로 자가 췌장이나 장기 기증자의 췌장에서 분리된 췌도로 이뤄진다.
췌도 이식체를 이식받은 당뇨병 쥐는 4개월 동안 혈당 조절 효과를 유지했다. 연구진은 개발한 이식체를 임상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큰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강현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제1형 당뇨병 치료 기술 개발을 위한 새롭고 획기적인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며 "많은 당뇨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Advanced Materials(2024), DOI: https://doi.org/10.1002/adma.202408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