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AI(인공지능)이 급성장하면서 전 세계 전자 폐기물이 최대 500만t에 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재활용을 중심으로 한 순환 경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과학원과 이스라엘 레이치맨대 공동 연구진은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확산되면서 2020년에서 2030년 사이 전 세계 전자 폐기물이 총 120만~500만t에 이를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 계산과학(Nature Computational Science)’에 게재됐다.
생성형 AI는 이미지나 텍스트 생성과 같은 일상적 용도부터 과학 연구까지 다방면에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사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AI를 구현하기 위한 하드웨어나 반도체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활용이 확대될수록 더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하드웨어와 반도체로 기존 장비가 대체되면서, 전자 장비 폐기물도 늘어나고 있다.
연구진은 생성형 AI의 확산 정도에 따른 네 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해 전자 폐기물의 양을 예측했다. 그중 생성형 AI의 확산이 가장 빠른 경우, AI 서버가 주로 배치되는 북미나 동아시아,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2030년 연간 최대 250만t의 전자 폐기물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폐기물 감소 조치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2020~2023년 사이 전자 폐기물이 총 120만~50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댓값인 500만t에는 인쇄 회로 기판 150만t, 배터리 50만t도 포함됐다. 이 기기들은 납과 크롬과 같은 유해 물질이 있어 환경 오염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
연구진은 전자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인프라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주요 부품과 소재를 재활용하는 순환 경제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뮬레이션(가상실험)에 따르면 이 전략을 적용하면 전자 폐기물 발생량을 최대 86%까지 줄일 수 있다. 또 폐기물에 포함된 금이나 은, 팔라듐과 같은 금속을 재활용하면 140억 달러(약 19조원)에서 최대 280억 달러(약 38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생성형 AI를 더욱 책임감 있게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며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7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보고서를 통해 AI가 미치는 환경적인 영향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디지털 도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원자재 고갈이나 물과 에너지 소비, 대기 오염 배출, 폐기물 발생 등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참고 자료
Nature Computational 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038/s43588-024-00712-6